버핏, "내 사전에 분산투자는 없다"

`될 성 싶은 나무`에 집중적으로, 고집스럽게 투자
  • 등록 2003-04-07 오후 1:39:37

    수정 2003-04-07 오후 1:39:37

[edaily 강종구기자] 버그셔 해더웨이. 세계적인 갑부이자 가치투자의 황제, 주식투자의 살아있는 전설로 일컬어지는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미국의 지주회사다. 지난해 4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은 43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경제가 또 다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 버핏의 회사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5배 이상 많아졌다. 버그셔 해더웨이의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현재로 주당 6만92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8700만원 정도(4일 환율기준). 시가총액은 905억달러가 넘는다. 버핏 자신은 개인적으로 42조원의 부를 축적했다. 버핏이 인수하기 전까지 이 회사는 보잘것 없었다. 1889년에 설립된 섬유회사로 1965년 버핏이 인수한 가격이 1100만달러에 불과했다. 버핏은 회사를 인수한 후 다각화를 시도했고 85년에는 섬유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보험업종을 주축으로 하는 지주회사로 만든다. 자동차 보험사인 게이코와 재보험사인 제너럴 리가 현재 버크셔 해더웨이의 자회사다. 버핏과 버그셔 해더웨이의 성공 방정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될 성 싶은 나무’에 집중적으로, 그리고 고집스럽게 투자하는 것이다. 회사를 사들일 때도 주식을 매수할 때도 똑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한번 투자하면 최소한 3년은 묻어두고 길게는 10년까지도 견딜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익을 지속적으로 내 주는 기업이어야 하고 경영은 투명해야 하며 자기자본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버핏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버그셔 해더웨이의 포트폴리오를 뒤져보면 의외의 발견을 할 수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가장 기본적인 ‘분산투자’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의 투자규모는 미국 국내주식뮤추얼펀드중 7위에 해당하는 뱅가드그룹의 ‘기관투자가인덱스펀드‘와 동급이며 세계 최대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의 50% 가량에 해당한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주식종목의 수는 단 32개에 불과하다. 수백여개 종목을 늘어놓는 주식뮤추얼펀드와는 전혀 다른 구색이다. 32개 종목의 대부분을 선정한 사람은 버핏이 아니라 그룹내 주식 매니저인 루 심슨이지만 루 심슨 역시 버핏과 종목선정 기준이 비슷한 사람으로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32개종목 중 편입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코카콜라. 버핏이 수 년 동안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다. 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그 다음으로 높고 질레트는 3위에 올라 있다. 이밖에 금융회사인 웰스파고, 웨스코파이낸셜이 뒤를 잇고 있으며 워싱턴포스트와 무디스가 6~7위에 랭크돼 있다. H&R블록, M&T뱅크, 퍼스트데이타, 나이키, 아이런마운틴, GAP, 선트러스트뱅크스, 베스트바이, 가넷 등이 포진해 있다.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선호하는 핵심 우량주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시티그룹을 포함 제너럴일렉트릭(GE), 제너럴모터스(GM), 월마트는 버핏의 기준에 들지 못했다.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 반도체업종의 상징인 인텔, 네트워킹업종의 시스코, 델컴퓨터나 IBM 등 컴퓨터 회사들도 버핏에게는 별 볼 일 없는 종목들이다. 종목이 아닌 업종별로 분산투자를 한 걸까. 전혀 그렇지 않다. 버핏의 주식포트폴리오중 거의 절반은 서비스업종에 투자돼 있고 그중에서도 금융서비스에 36% 이상을 집중시켜놨다. S&P500지수중 14.72%의 비중을 갖고 있는 헬스케어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 제조업종에서도 이같은 편중주의(?)는 드러난다. 44.90%를 제조업체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소비재 제조회사에 43.68%를 몰아주고 있다. 산업재 제조회사의 비중은 겨우 1.22%로 S&P500지수의 편입비중 11.14%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에너지부문과 유틸리티업종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S&P500지수에서는 21.2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버핏의 포트폴리오내 비중은 5.99%로 뒷방 신세다. 그나마 전부를 미디어업종에 투자하고 있고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및 통신주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버핏은 또한 지난 6년 동안 지속적으로 주식투자비중을 줄여온 것으로 나타나 “월가에 살 주식이 거의 없다”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97년 72.9%에 달하던 포트폴리오내 상장주식비중은 98년 51.3%, 2000년 39%, 지난해 말에는 25.8%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반면 경영권 인수는 99년 말까지만 해도 4.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30.2%를 넘어섰고 현금비중은 2001년말 5.7%에서 지난해 말 9.4%로 높아졌다. 채권비중은 97년 말 20.7%에서 99년 말 39.2%까지 늘었으나 2002년 말에는 34.6%로 줄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