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이 역외세력의 투기적 달러매수세에 홍역을 치렀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지난 2월25일이후 최고치인 1142.90원까지 급등하며 불안감이 증폭됐다. 그러나 오후장중반이후 미국 나스닥선물지수가 급등하면서 미국증시의 급반등을 염두에 둔 달러매도가 강해지며 반락, 전날보다 불과 40전 높은 1137.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9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4.60원이나 높은 1141.9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이 1148원까지 치솟을 정도로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세가 강했던 영향을 받은 것. 개장직후 1139원으로 반락했던 환율은 이후 1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 역외세력의 매수로 급등세를 이어가며 오전장 마감직전 1142원대에 올라섰다.
오전마감보다 10전 높은 1141.9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2시2분쯤 1141.90원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역외세력의 달러매수가 잠잠해지고 오전중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으로 옮겨갔던 은행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은 서서히 하락, 3시를 전후애 1139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은행들의 달러되팔기가 늘고 기업들의 매물과 함께 역외세력이 오히려 달러매도에 나서는 모습마저 나타나자 3시42분쯤엔 1137.50원으로 급락하는 양상도 보였고 결국 소폭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불과 40전 높은 1137.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 기록한 고점인 1142.90원은 지난 2월25일 장중 최고가인 1145원이후 8개월여만에 최고치였다.
역외세력이 이날 오전중 달러매수에 치중하며 환율급등세를 주도하자 외환시장은 국제투기자본의 원화 공격가능성을 거론할 정도로 불안심리가 커졌다. 그러나 오후들어 역외의 달러매수가 주춤해진데다 오후 3시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가 "환율상승은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헤지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일 뿐 투기세력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일축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경상거래에서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 등 안정적인 외환수급이 이뤄지고 있어 동남아 통화나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불안심리는 진정됐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수출기업들이 적절한 달러매도시기로 판단, 매물을 쏟아내는 양상이었고 정유사등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도 꾸준히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157억원 주식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23억원 순매도를 각각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134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 6일이후 9영업일째 이어온 주식순매도공세에서 벗어난 것. 그러나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은 이날 환율에 거의 영향을 주지못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미국 나스닥선물이 급등하면서 미국증시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며 은행권이 달러매도에 적극 나서 장후반 환율이 하락했다"며 "오전장후반부터 역외세력은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시장 마감후 열리는 역외선물환시장의 동향을 역시 주목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내일 환율도 미국증시와 역외세력 동향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93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580만달러가 거래됐고 스왑거래는 각각 7억9940만달러, 5억3000만달러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