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부터 고데기까지"…전국 유일 '뷰티 택시' 운영 중단 이유는?

카카오 "가맹 택시, 규정에 있는 서비스 제공해야"
택시기사, 카카오측 과도한 서비스라며 '운영 중지' 통보
  • 등록 2024-02-06 오전 10:04:29

    수정 2024-02-06 오전 10:04:29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택시 내부에 고데기 등 각종 미용 용품을 구비해 유명세를 탄 대전의 ‘뷰티 택시’가 안정성 논란 등으로 운영이 종료된다.

(사진=TBJ NEWS 캡쳐)
5일 카카오모빌리티와 대전방송 TJB 등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 본부는 최근 뷰티택시 소속 운수회사에게 가맹 운영 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내부 물품을 자진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 고데기 등 일부 물품 들이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뷰티 택시는 카카오택시 기사 안성우(62) 씨가 개인의 사비를 들여 택시 내부에 고데기, 고무줄, 실핀, 꼬리빗 등 미용 물품을 서비스로 제공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안씨는 “택시 요금은 오르는데 서비스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에 딸의 조언을 받고 뷰티 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사진=TBJ NEWS 캡쳐)
안씨의 ‘뷰티 택시’는 승객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대전 명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매달 카카오택시에서 전지역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서비스’와 ‘안전한 운전’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이달의 크루’에 선정되며 커피차를 제공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안씨의 뷰티 택시는 카카오택시로부터 “과도한 서비스”라는 이유로 운영 불가 통보를 받았다.

안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카카오 측은 “규정에 나와 있지 않은 과도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고, 그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이유를 들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지난해 12월 일제 점검에서 고데기 등 물품 일부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어 개선을 요청했다”며 “일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맹 택시인데, 정해진 틀을 벗어나 (이용자들에게) 신고가 들어와 제재할 수밖에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안씨는 “손님이 좋아하는데 내가 어떻게 자진 철거를 하냐. 내가 납득할 수 없는데 하면서 계속 버텼다. 탑승했던 우리 대전 시민분들께 죄스럽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일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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