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1만70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예상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게 나오면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반응했다.
10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0.5% 오른 1만7194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3% 상승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2.6%, 일주일 전 대비 8.9% 오른 1321달러에 거래 중이다.
최근 20일 넘게 비트코인은 1만6000달러 중반대, 이더리움은 1200달러대 박스권에 묶여 있다가 탈출에 성공했다. 시장은 12월 미국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 발표에 반응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0%로 전월(5.2%)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며,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준이 물가와의 전쟁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연준도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실제 물가 상승의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난 6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행사에서 “비용 충격과 공급망 차질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가계와 기업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더 높아지고,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