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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州)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1200명이 넘는 소방대원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랑디랑스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까지 약 1만 4000명이 대피했으며, 산림피해 규모는 1만 500헥타르(105㎢)에 달한다. 한 지역 주민은 “묵시록 이후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에서도 북동부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3만헥타르(300㎢)의 숲이 소실됐다. BBC는 현재 이 지역의 산불은 진압됐지만, 2017년 여름 이후 최악의 화재라고 전했다. 스페인 남부 지역에서도 산불로 3200명이 대피했고 7400헥타르(74㎢)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이외에도 모로코에서 1200명 이상이 대피했고, 그리스 크레타섬과 터키 서남부 지역,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인근, 터키 남서부 등지에서도 여전히 산불 진압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 기상당국도 18~19일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40℃까지 오르고, 일부지역에선 41℃에 달할 것이라며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2000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역대 최고 기온은 2019년 38.7℃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남부 지역 최고 기온이 41℃에 이르고, 18일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대형 산불은 기상이변에 따른 극단적인 폭염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올 봄 이례적으로 건조하고 더웠던 탓에 산불 발생 시기가 앞당겨졌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산불을 진압하더라도 지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산불이 발생한 지역 중 상당수가 휴양지여서, 산불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도 코로나19 규제 해제 이후 기대됐던 관광산업 등 경제적 피해도 큰 상황이라고 BC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