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의 한한령에도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를 막지 못했다. 중국에서 BTS 새 앨범 판매액이 3년 전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 |
|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활동 중인 BTS의 멤버 뷔의 팬클럽은 BTS의 새 앨범 ‘프루프’가 발매된 지난 10일 당일에만 해당 앨범을 17만 장 이상 구매했다. 이는 349만달러(약 45억원) 규모로, 이 팬클럽이 지난 2019년 진행한 BTS 앨범 공동 구매 규모(175만달러)보다 두 배 많다.
웨이보에서 178만6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뷔 팬클럽 계정에는 앨범 구매 영수증 ‘인증샷’이 쏟아졌다.
중국 창춘시에 사는 대학생 스텔라(21) 씨는 “중국 정부가 단속한다고 여기 한류 팬들이 열정을 잃지 않는다”며 “오히려 최근 더 많은 사람이 한류에 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을 내렸다. 올해 초부터 한국 드라마가 다시 중국에서 잇따라 방영되고 있지만 K팝 아이돌의 대형 공연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여전히 막혀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별도로 과도한 팬덤 문화를 막기 위해 한국 연예인 팬클럽의 웨이보 계정을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특히 작년 9월에는 중국에서 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클럽 웨이보 계정이 거금을 모아 랩핑한 항공기 사진을 공개했다가 논란이 되자 해당 계정을 두달 간 정지시켰다. 모금액은 3분 만에 100만위안을 돌파했고, 1시간 만에 230만 위안(약 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베이징의 BTS 팬 릴리(24) 씨는 “정부의 단속은 중국 K팝 팬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프루프’를 7장 주문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류 팬들은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식을 꾸준히 접하고 있으며 유튜브 등 중국에서 금지된 사이트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하고 있다.
선전의 자산 회사에 다니는 리코(26) 씨는 “한류에 대한 정부의 단속은 주로 한국 스타들이 TV에 출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만 인터넷은 팬들에 좋은 소통 수단”이라며 “한국으로부터 앨범을 공동 직구하는 것 같은 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SCMP는 “디지털 시대에 정부가 문화 발전을 완전히 억제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렵다”고 관측통들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