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체 질환, 혈뇨와 단백뇨 있으면 빨리 진단 받아야

방치하다간 신장이식까지 받아야 할 수도
  • 등록 2017-11-02 오전 9:30:29

    수정 2017-11-02 오전 9:30:2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적잖게 당황한 대학생 A(23)씨, 하지만 “요즘 피곤했잖아, 별 일 아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대수롭지 않게 넘긴지 약 1년, 고혈압까지 나타나자 그제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은 A씨는 투석치료를 받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다행히 뇌사자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아 정상 신기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우리가 무심코 넘기는 사구체질환에 대해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임천규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우리에게 콩팥으로 익숙한 신장은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한다. 무게는 전체 체중의 약 0.4%에 불과하지만 기능이 저하되거나 소실되면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신장은 사구체와 세뇨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쪽 콩팥에 총 200만개 정도가 있는 사구체는 모세혈관 덩어리로서 수분과 물질들을 걸러 세뇨관으로 전달하는 중심 작용을 한다.

대부분의 사구체질환은 20~30대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에서 시행하는 소변검사 시스템을 통해 조기 발견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사구체질환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 또는 잘못된 자가면역 반응으로 사구체에 염증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며, ▲ 혈뇨와 신기능 감소가 나타나는 사구체신염, ▲심한 단백뇨로 인해 전신 부종이 발생하는 신증후군 등으로 분류된다. 일반인들에서는 쉽게 ‘신장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무심코 넘기다간 신장 이식까지 해야

△ 한 여고생이 학교 소변검사에서 혈뇨와 단백뇨가 발견되어 서둘러 병원에 입원했다. 조기 진단을 받은 덕분에 사구체에 경화증은 없고 급성의 면역 염증소견만 관찰되었다. 면역치료를 시작하였으며 몇 개월 후 완쾌되었다. 그 뒤로 일 년에 한번 정기 검사만 시행해오고 있다.

초기 사구체 질환은 일반 피부염증과 같이 간단한 면역치료를 통해 정상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조기 진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점차 굳어져 말기 경화증을 유발하고 그 이후에는 신장 이식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는 빠르게 인지하고 진화하면 간단하게 복구가 가능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큰 불로 번져 결국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하는 화재와 같다.

또한 화재가 완전히 진압되지 않을 경우 불씨가 남아서 조금씩 계속 타 들어가듯이, 사구체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서서히 말기 경화증으로 진행되고 만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만성적인 염증과 경화증으로의 진행을 막는 치료가 필요하다.

임천규 교수는 “사구체질환별로 질병경과와 예후가 다양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며 “혈뇨와 단백뇨, 또는 고혈압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발 빠르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일반인들에게도 정기적인 소변검사와 혈압 측정을 권장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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