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저유가 시대 2년…승자와 패자는?

석유산업 충격파‥합종연횡 모습은 없어
자동차·항공산업 수혜‥친환경산업 주춤
  • 등록 2016-04-13 오후 2:46:14

    수정 2016-04-13 오후 2:46:1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제유가가 출렁이면 세계 기업이나 산업 지형도가 뒤바뀐다. 석유가 글로벌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 석유 값이 급락했던 1997년이나 2008년 석유산업은 한바탕 인수합병(M&A) 광풍이 불었고 다른 기업도 유가 향방에 따라 명운이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4년 이후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도 글로벌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값은 올 들어 최고치인 배럴당 42.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2년전과 비교하면 60% 이상 가격이 내려간 상태다. 유가에 따라 울고웃는 기업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직격탄 맞은 정유업계…생각보다는 조용하다?

석유업계는 저유가 충격파가 불가피하다.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확 줄기 때문이다. 석유기업으로서는 살아남으려 발버둥칠수밖에 없는 시기다. 이런 때 인수합병(M&A)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지형이 뒤바뀌곤 했다. 실제 1990년대 유가 하락기에 석유메이저들의 M&A를 시도하면서 합종연횡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석유메이저 기업들은 조용한 편이다.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투자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며 버티기에 나선 정도다. M&A 부문에서도 로열더치셸이 영국 가스업체 BG그룹을 사들인 것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글렌코어의 토니 헤이워드 회장은 “1997~1998년과 달리 대부분의 기업들이 과차입 상태”라며 “(과다차입 탓에) 미국 셰일 기업이 주르르 무너지고 통합 작업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충격파‥친환경산업도 타격

제조업은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큰손 고객인 석유나 천연가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제조업 전반에 냉랭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2014년 기준 에너지부문은 전체 기업 설비투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오는 2017년까지 에너지기업의 설비투자가 4분의 1가량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음식료를 포함한 소비재산업은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이전 유가 하락기에는 기름값에서 아낀 돈으로 쇼핑도 하고 외식도 늘려 소비재 산업이 수혜를 입었다. 이번에도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경제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소비보다는 저축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저유가로 힘든 상황이다.

반면 전기나 풍력발전 같은 친환경 전력기업들은 큰 위기 없이 저유가시기를 넘기고 있다. 석유를 때는 화력발전 비중이 예전보다 줄어들면서 유가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석유를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은 1980년만해도 전체 발전량의 2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5% 안팎이다.

항공사·자동차는 함박웃음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본 곳은 항공사다. 항공사는 기름값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3분의 1 수준이다. 기름값 향방에 따라 울고 웃는 구조란 얘기다.

특히 유가 변동위험을 헤지(위험회피)를 하지 않는 편인 미국 항공사들은 함박웃음이다. 저유가 수혜를 바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메리칸 에어라인은 작년 수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델타에어라인은 작년 유류비용이 44%나 하락했다.

자동차 산업도 혜택을 봤다. 기름값이 내려가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름을 많이 먹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판매량이 많은 기업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SUV는 수익성이 좋은 차종이어서 SUV가 많이 팔릴수록 자동차기업은 쏠쏠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SUV는 전통 세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중국 시장에서 SUV 판매비중은 최근 5년 새 2배가량 늘었다.

그렇지만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같은 친 환경차량은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보통 친환경차는 기름값이 치솟을 때 인기를 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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