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해외 진출 초기의 사무소 단계에서 벗어나 현지 합작법인이나 독립법인 설립에 나서고 있다. 경제, 국방, 외교 등 다방면에서 최강국으로 발돋움중인 `광활한`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전무했던 중국 현지법인이 단숨에 5곳으로 늘었다는 게 이같은 분위기의 가늠자다. 전체 현지법인이 18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 진출 전략의 방점이 중국에 찍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표 참조
◇ 카(CAR) 드림을 꿈꾸다
삼성화재는 이르면 다음달중 중국 상하이에서 자동차보험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 2005년 외국계 보험사중 첫 상하이 법인을 설립한 이후 5년만이다. 그동안 주력으로 해왔던 기업성 일반보험이 `도매영업`이라면 자동차보험은 현지 사정을 꿰뚫어야 가능한 `소매영업`이다.
삼성화재는 단계적 접근 전략을 수립했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이르면 다음달중 상하이 교민과 주재원을 대상으로 시범 영업에 돌입한다. 이후 영업 능력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국 전역으로 영업을 확대해 현지 고객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8년 취임후 줄곧 해외시장 공략을 강조해온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은 "2020년까지 전체 매출중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톱10 손보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2005년 중국 진출 이후 상하이 법인을 중심으로 베이징, 선전, 쑤저우, 칭다오에 지점을 두고 있다.
|
현대해상은 삼성화재보다 앞서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2007년부터 베이징에서 현지기업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재물보험, 상해보험, 적하보험을 팔았던 현대해상은 2008년 5월부터 자동차보험시장에 진입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성공 열쇠인 발빠른 보상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이징 지역의 경우 자체적으로 보상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현지인으로 구성된 보상서비스팀을 운영중이다.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업무제휴를 통해 중국 2위 손보사인 핑안보험의 보상서비스망을 이용하도록 했다.
LIG손해보험도 중국 자동차보험 영업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중국 난쑤성 난징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설립 초기 국내 기업을 상대로 기업보험 영업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인을 겨냥한 개인 및 자동차보험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로선 중국 자동차보험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다. 무엇보다 손해율이 고공행진이다. 가입방식도 우리나라와 다르다. 판매대리점에서 가입하는 게 주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이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한해동안 중국에서 판매된 신차는 무려 1300만대.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 차량등록대수는 1억5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
◇ 생보사 자금력 바탕으로 `세계로`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는 올해 상장을 통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는 5월초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생명은 글로벌 경영이 영업력 강화와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필수적 요소라고 판단, 지난해까지 파트 단위였던 본사의 해외사업부서도 올해 팀으로 격상했다.
삼성생명의 주요 공략 지역도 중국. 2005년 7월 베이징에 설립한 합작법인 `중항삼성`은 매년 계획대비 실적이 개선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매출은 2007년 54억원에서 2009년 43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3월에는 텐진에 지점을 열어 영업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97년 설립한 태국합작법인 '시암삼성'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사업개시 8년차인 2005년 흑자로 돌아섰으며, 2007년에 274억원, 2009년 3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17%로 급성장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암삼성은 97년 이후 태국에 설립된 생보사 12곳중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며 "IMF 당시 한국 금융회사들의 합작법인이 모두 문을 닫고 떠났음에도 삼성생명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한생명은 베트남과 중국 외에 도쿄와 뉴욕에 주재사무소 및 투자법인을 운영중이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으로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업은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클 뿐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장기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진출 여부와 세부 전략 수립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