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社 `못참겠다`..감산 움직임 확산

수요 감소로 가격 급락..약세 지속될 듯
생산사들 `공급 과잉 막자`..아르셀러·포스코 등 감산 움직임
  • 등록 2008-10-08 오후 1:30:00

    수정 2008-10-12 오후 3:45:51

[이데일리 김혜미기자] 전세계적인 경기후퇴로 건설과 자동차 산업 등 철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에서는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막기위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르셀러 미탈과 중국 업체들을 필두로 한 생산사들이 생산량 감축을 발표하면서, 전세계 철강 생산사들이 공급 축소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가동을 줄여서라도 더 이상의 가격하락을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태세다.

◇ 관련 산업 수요 감소..주문 미루기도

월드 스틸 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열연스틸 제품 가격은 올 초만 해도 톤당 1000달러 수준이었다. 최근 수요 감소로 기준가격은 톤당 780달러로 내렸지만 원가인 650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 스틸가격 변동 추이(출처 : 파이낸셜 타임스)
이런 가운데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서 건설 수요가 급감하는 한편, 판매실적 악화로 각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생산량을 줄이고 있어 자동차 산업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와 혼다, 포드의 볼보 브랜드, 재규어 등이 모두 유럽에서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7일에는 GM이 10개 공장의 생산량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상위부문 업체들은 또 관련산업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 프레드 매든 콘솔리데이티드 메탈 프로덕트 부회장은 자사 철강 매입규모가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업체들 중 상당수가 향후 2개월 동안 스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면서 주문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공급 넘치는데..새로운 생산설비 구축 계속돼

멕시코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일부 철강 생산사들이 생산량을 줄이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편, 새로운 철강 생산설비 구축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향후 1년 내 5%의 철강 생산능력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이 계속된다면 스틸 제품가격은 머잖아 원가 이하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생겨나고 있다. 업계는 제품 가격이 원가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으며, 업체간 M&A가 늘어 구도 재편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생산사들 `공급 조절해야`

세계 4위의 철강 생산사인 포스코(005490)는 올 연말까지 스틸 생산 과잉상태가 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우리는 깊은 경기후퇴에 따른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며 생산량 감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화답하듯 존 서머 US 스틸 회장은 생산사들이 공급을 수요에 맞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스틸 생산사인 아르셀러 미탈은 이미 일부 시장에서 생산량을 15%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독일의 티센크루프도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마그니토고르스크도 이번 달 스틸 생산량을 기존 1백만 톤에서 85만 톤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도 감산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동부지역의 철강 생산사들은 지난 6일, 생산량을 20%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쇼강스틸과 산동철강, 안강스틸 등의 이번 감산 조치는 건설과 가전, 자동차 산업 수요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동부지역 생산사들도 감산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철강 공급과잉이 지속돼 내년에도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 브루노 볼포 두페르코 회장은 "미국이 경기후퇴 상태에 있고, 유럽 경기도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부 긍정적 전망도 있다. 랄프 오펜하이머 스템코 회장은 최근 철강 판매의 급감은 관련 산업이 고의적으로 재고를 소진한 데 따른 여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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