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부회장은 이날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 마케팅 예산을 늘려 브랜드 투자를 확대하고 모든 프로세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최근 외국인 최고책임자의 잇단 영입과 관련해서는 "3~4년내에 해외 법인장 가운데 30%를 현지인으로 교체할 것이고, 본사 부문장 역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또 삼성전자와의 북미 모바일 TV 기술규격 공동 개발 합의에 대해 "가급적이면 삼성과 단일 프로젝트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우리가 미국 방송사업자들로부터 사업 기회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면 이것은 로열티나 장비 면에서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남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전문.
-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2분기가 꼭지점이라고 보고 이후를 우려하고 있다. 2분기 이후 전망을 해달라. 휴대폰 외에 다른 부분에서도 약진이 있을 것인가.
▲ 전망은 부적절한 것 같다. 서브프라임으로 DA(Digital Appliance)가 고전할 것으로 봤는데 미국에서 1분기에 6% 정도 성장했다. DA도 견조할 것 같다. 디스플레이도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본다. 정착될 것으로 본다. 디지털미디어(DM)도 작년보다 계속 좋아질 것이다. 휴대폰도 앞으로도 계속 지금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 부분 교차구매를 결정했다. 삼성전자 52인치 패널을 어느 정도 채용할지. 어떻게 협력을 맺어갈지 궁금하다.
▲ 한국의 DMB 같은 기술을 미국에서 협력하기로 했고 디스플레이도 있다. 일본업체와도 협력하는데 삼성과 협력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앞의 두 케이스를 시작으로 협력관계를 점차 넓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GE 가전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루머를 잘 듣고 있다.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세계적 가전시장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전될지 보고 있다.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
-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도체사업 재개할 생각이 있나.
▲ 내부적으로 커스터마이저 부분은 하고 있다. 팹은 없지만. 하이닉스에는 관심이 없다.
- 외국인 임원 영입이 많았는데, LG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나 개선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게 있나.
▲ 외국인 임원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단순히 외국인을 영입한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회사는 일반 경영직 인사나 그에 대한 주의는 기울였다. 실제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 부분은 기능별 전문성이 필요한 것 같다. 구매나 공급망 관리 체계, 생산, 연구개발, 마케팅 등이 다 그렇다.
비즈니스 기능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해야만 비즈니스 자체도 세계적이 된다. 일반경영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1000명 정도 밖에 안된다. 나머지 8만2000명은 어느 기능을 중심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기능별 중심의 성장에 대한 비전이 없었다. 외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최고 책임자는 전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사람을 영입하려고 했다. 구매나 마케팅, 공급망 체계 등이 그랬다. HR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외국인으로 볼 게 아니라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뽑고자 했다.
이 분들이 들어와서 굉장히 큰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다. 아직 잘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개선 기회를 많이 발견했다고 한다. 내부에 있는 구매나 마케팅, HR분야에 종사하는 사원들이 최고 수준 임원과 같이 일하면서 배우고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회는 굉장히 많을 것이다.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영입된 외국인 임원들도 익사이팅돼 있다.
- `세계적인 마케팅 회사`가 되겠다고 했는데, 의미는 무엇인가.
▲ 모든 사람들이 컨슈머를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놓고 내부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상품이나 판매에 반영하고 거래 파트너와도 그런 바탕 하에서 같이 일하는 등 내부 모든 프로세스가 컨슈머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룹내 다른 기업들의 마케팅을 대행하는 것은 아니다. 롤 모델을 들자면, 산업 안팎에 있다. 산업 내에서 보면 애플이 잘 하는 것 같다. 배울 점이 많다. 밖에서는 P&G가 하고 있는 것 같다. 3M도 연구개발을 잘 하고 있다. 도요타 역시 마찬가지다. 배울 곳은 많다.
- 하이닉스에 관심 없다는 것인지, 반도체 팹 전체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 팹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에서 과감한 사업 철수를 얘기했다. 아웃소싱도 확대한다고 했다. 국적없는 LG전자를 만들기 위해 해외 오퍼레이션에 더욱 집중할 것인지. 재조정 이후 국내와 해외사업이 어느 정도 분할되는 것인지.
▲ 지금도 해외에서 일어나는 매출이 83% 정도다. 생산도 해외에서 60%에 이른다. 앞으로 성장 트랙을 그려보니까 국내에서 지금 현재 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도 충분히 새롭게 확장해야할 분야가 있다. 제3자에게 맡기거나 해외로 옮겨 가야할 것도 있다.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는 게 R&D만 넘어가는 게 있고 생산까지 가는 게 있다. 사업 특성과 시기에 맞도록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집중하도록 하고 낮은 쪽은 대행하는 쪽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 인수합병에 소극적이다. 어떤 전략인가.
▲ 매출 50조원에 가까운 기업이 두 자릿수 성장을 하려면 내부적으로 있는 신사업만 가지고는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성장하는 것 외에 인수하는 것으로 성장하는 쪽도 고려해야 한다. LG전자도 다를 바 없다. 글로벌 대기업이 다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그런 옵션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태양전지는 사업을 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 투자할지 인수합병을 할지 두 가지 옵션을 열어놓고 있다. 기회가 더 좋을지 판단할 것이다. GE 가전사업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
- 협력사 납품단가 인하 요구가 있다. 상생 관련해서 어떤 전략이나 소견이 있는가.
▲ 협력업체와의 상생은 며칠 전 신문에도 나왔지만 글로벌 300개 업체를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초청 행사를 했다. 3가지 원칙을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모든 거래는 정도라는 투명하고 공정하고 정직하게, 원칙에 기초하겠다고 했다. 이노베이션 파트너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소비자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파트너로 보겠다는 것이다.
동반 성장이 마지막 원칙이다. 그 세부 내용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있다. 협력업체의 원가구조를 무시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수준으로 쥐어짜는 것은 장기간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게 한다. 어려울 것이다. 이를 이해하고 그들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도록 지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들 사람을 파견해서 라도 원가구조를 좋게 하는 협력 노력을 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작했다. FC, CC라고 명명하는 게 있다. 칩, 필드 컨설턴트를 말한다. 생산성 올리는 방식을 습득한 300명 내부 인력을 협력업체에 파견해 현장지도하고 있다. 우선순위 높은 업체에 보내서 현장지도하면서 같이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를 확대하겠다.
- LG전자 휴대폰 점유율이 높고 성장을 많이 했다. 엑스캔버스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TV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은 있는가.
▲ 삼성이 잘 하는 것 같다. 경쟁업체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 우리가 모자라는 게 많다. 사람이 한거다. 우리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휴대폰도 그렇지만 TV도 시장점유율도 올라가고 가격 포지션도 높아졌다. 화질 차이는 거의 극복한 것 같다. 모델 믹스나 시장에서의 브랜드 포지셔닝이 아직 덜 미치고 있다. 그런 부분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시장에 따라서는 삼성을 능가하는 시장도 제법 생기고 있다.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 기술 혁신을 단순히 혁신을 위한 것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컨슈머 인사이트 발굴을 위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소비자를 곁에서 관찰하면서 소비자가 불편해하고 필요하다고 인식 조차 못하는 것을 발굴해서 기술로 구현하려고 한다.
컨슈머 인사이트에 기반한 기술 개발부터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연구소에서 지금까지 기술 개발에 주력하던 모든 연구원도 컨슈머 인사이트 경험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연구원들이 이를 직접 체험하고 로드맵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를 토대로 개발해서 남들과 다른 기술, 신경쓰지 않는 기술에 앞서 가겠다는 것이다.
- 마케팅 예산을 4억달러 추가한다고 했는데.
▲ 고객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데 투자할 것이다. LG와 우리 소비자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 5년간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지, 아웃소싱은 어떤 부분에서 할 것인가.
▲ 철수되는 사업은 밝히기가 거북하다. 한꺼번에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매년 리뷰하면서 할 것이다. 여기서 밝히는 것은 사원들 사기도 있어서 부적절하다. 아웃소싱은 통째로 어떤 부분을 하기 보다는, 휴대폰이나 TV, PC 로우엔드 모델을 아웃소싱할 수 있다. ROIC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아웃소싱을 결정하고 있다.
- 포트폴리오 재조정 이후 LG전자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 5년후가 되면 상당히 많이 변할 것이다. 다른 사업 비중이 제법 커져가고 있을 것이다. 에너지 환경분야, 웰빙 헬스 분야는 앞으로 포트폴리오 내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분야에서도 단순 비디오, 오디오, 통신기술로만 안될 것이다. 동일한 비디오, 오디오 기술로 영업이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에어컨 기술로도 커머셜 분야로 가면 영업이익을 20%까지 높일 수도 있다. 그런 툴을 가지고 우리 인접분야에 상당히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역량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역량을 추가해 상당히 수익이나 성장 기회를 얻을 분야로 시프트돼 있을 것이다.
- 시장에서 LG전자가 PDP를 버려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가져갈 것인가.
▲ PDP와 관련해서는 여러 애널들이 지적하는 바대로, 캐쉬플로우를 판단기준으로 삼고 긍정적이냐 관점에서 판단하고 있다. 추가로 투자를 대규모로 하는 일은 없다. 경상투자라 하더라도 굉장히 철저한 검증을 통해 투자를 할 것이다. 캐쉬 플로우가 플러스가 되는 쪽으로 투자할 것이다.
좋은 뉴스는 PDP업황이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LCD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져 시장가격이 올라간 상황으로 인해 PDP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올라간 것이라 LCD 가격이 다시 떨어지면 PDP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런 시기에 대비해 원가구조나 캐쉬플로우 관점에서 면밀히 보고 있다. 저희 방침은 캐쉬플로우가 포지티브(+)로 가는 한 현재 투자한 것으로 캐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캐쉬플로우가 +일 경우에는 철수하는 비용이 더 든다.
- 커머셜 에어컨 분야에서의 전략은.
▲ 커머셜 에어컨에서 비즈니스 플랫폼을 글로벌리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이 많이 기대된다.
- 철수사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PC사업을 유지할 것인지, 다른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
▲ PC사업에서 빌드할 수 있는 역량이 그대로 휴대폰 사업으로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PC 엔지니어 역량이 휴대폰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된다. 그 분야를 앞으로도 강화할 것이다. 생산을 계속할 것인지, 아웃소싱을 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아웃소싱을 확대할 것이다.
- 사업 철수의 조건은 어떠한가. 사업 철수에 매각도 포함되는지.
▲ 철수의 기준은 이익을 못내고 2010년이나 그 이후까지 3위내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업이 있을 것이다. 작게 작게 분류되는 사업이 있다. 턴어라운드해서 3위 내로 가거나 사업 철수하거나 하는 숙제들이 모든 부문장에게 주어져 있다. 계속 점검하고 분류되고 있다. 매각할 수 있는 것은 매각할 수 있다. 매각 안되는 것은 셧다운도 될 수 있다. 모든 게 다 포함된다.
- GE의 이멜트 회장이 방한했다. 만날 계획이 있는지. 그쪽으로부터 타진을 받은 바 있는지.
▲ GE는 더이상 말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것 같다. 이멜트 회장도 만날 계획은 없다.
- 휴대폰의 향후 마진 계획은. 계속 두 자릿수 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향후 휴대폰 글로벌시장에서의 목표는.
▲ 휴대폰 기본전략이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하겠다는 확실한 전략이 있다. 프리미엄 포지션이 확보된 시장에서는 로우엔드까지 확장해서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프리미엄 전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다. 프리미엄쪽에서 보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토로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모토로라가 어렵고 각 국에서 우리에게 기회가 많다고 본다.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 지난 간담회에서는 `2년내에 LG전자 인당 생산성을 3~4배로 키우겠다`고 했다. 어떤 변화가 1년간 있었는가. 생산성 향상에 한계를 느꼈나.
▲ 2년내 3배 생산성을 말한 바 있다. 각 부문별을 매출을 얼마나 올리고 비용을 줄이고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 낭비 제거라는 전사적인 이니셔티브가 있다. 이게 녹아들어가 2년내 3배 생산성이 실제 플랜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곳도 몇군데 나올 것으로 본다. 다 그렇게 될지는 봐야 한다. 100명이 근무하던 것을 50명으로 근무해도 생산성이 2배로 높아지는 공장이 나오고 있다. 가장 우수한 인력으로 뽑아서 협력회사에 FC, CC로 지원하는 것으로도 전체 회사 코스트를 낮추고자 한다.
- 국적없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많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기업으로서 갖는 어려움이나 부담이 있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 한국을 버릴 생각이 없다. 한국에서 어떻게든 생산성을 높여서 한국의 뿌리를 가지고 한국에서 해도 세계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일 것이다.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하고 있다. 국적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국적은 한국일 것이다.
경쟁력은 상품 경쟁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 배후에서는 인재 경쟁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데리고 일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 노키아는 중국이나 인도에서 현지 가장 우수한 인력이 와서 일하고 있다. 우리는 현지 법인 CEO를 한국인이 다 하고 있다. 현지 우수 인력이 우리에게 와서 비전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우수한 현지 인력을 끌어 들일 것인가. 그런 인재 집단을 갖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세계화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생존의 문제로 추진하고 있다. 현지인력을 채용해도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경우도 많아서 본사에서부터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가자는 것이다.
- `마케팅 회사`라는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바꾸고자 하는 게 여러 개다. 컨슈머 인사이트를 발굴해 내기 위한 투자를 많이 하고 사람도 그런 역량을 갖도록 기르겠다는 것이다. 구매, 판매, R&D 등 사내 모든 사람들이 컨슈머 인사이트에 기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투자도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상품개발이나 거래처와의 거래방식, MOT 관리 등 모든 부분에 컨슈머 인사이트를 반영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문화 역시 그렇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8만2000명 모두가 그런 문화를 몸에 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리서치를 잘 할 수 있는 연구소나 R&D에서도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인프라 등도 필요하다. 한 두 가지를 고친다고 바꿔지는 게 아니다.
- 6% 이상이라는 목표가 영업이익률을 말하는 것인가.
▲ 우리가 아직 영업이익 6%까지 못 갔기 때문에 단기적인 타깃은 2010년까지 6% 영업이익률로 가 보자는 것이다.
▲ C레벨 외에 법인장을 올해부터 차근차근하겠다. 3~4년내에 30%까지는 의도적으로 하겠다. 84개 법인이 있는데, 거기 30% 정도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작년부터 시작해서 후보군을 뽑거나 내부 아이덴티티를 거치고 있다. 의지가 있어도 검증하는 기간도 필요하다. 현지인으로 바꾸는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시간은 좀더 걸릴 것 같다. 문화를 바꾸는 게 큰 문제다. 앞으로는 한국 사람이냐, 외국인이냐를 구분하는 게 아니다. 누구나 국적, 성을 불명하고 누가 성과를 잘 낼 수 있는지만을 기준으로 해서 리더십 포지션에 앉히겠다는 것이 큰 변화 방향이다.
30%를 넘어서는 순간에 내부 프로세스가 이미 글로벌라이즈돼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성과나 역량에 따른 경쟁으로 살아남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 부문장도 마찬가지다. 시간은 좀더 걸리겠지만. 누가 더 성과를 낼 수 있느냐를 유일한 판단기준으로 할 것이다. C스텝 중에서 CEO와 CFO만 한국인이다. 백우현 CTO도 사고방식이 미국식이고 미국 시민권자다. 미국인이 3명 정도이고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 CFO는 왜 못 바꾸느냐. 너무 급하게 가면 체할 것 같다. 국적을 떠나서 인파워를 많이 할 수록 컨트롤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잘 할 수 있다. 현장에 권한 이양을 많이 하는 반면에 중앙에서 컨트롤하는 게 디테일해져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으로 하고 있다.
- 외국인 영입으로 직원들 사기가 저하되고 로열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 로열티는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다. 모럴이나 모티베이션 레벨이 높아야 성과를 잘 낼 수 있다. 외국인이 들어왔기 때문에 동기부여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벽이 없는 조직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상사가 되려면 역량이 있는 상사여야 한다. 실력으로 부하 사원들을 코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게 맹목적 로열티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톱다운형 의사결정 문화도 있었다. 어떻게 본인들이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인지도 시스템적으로 하고 있다. 작은 성과라도 야단치는 문화가 아니라 칭찬하는 문화로 바꿀 것인지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이미 상당히 변화하고 있지만. 성과와 역량에 따른 보상 차등화나 승진 가속화 등은 성과를 위해 필요 불가결하다. 리더십의 국적에 상관없이 그런 환경에서는 동기부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 있는 그룹도 있을 것이다. 500명 정도가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마케팅에 외국인 임원을 영입했더니 R&D에서는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생산이나 판매쪽도 동기부여가 된다. 다만 `저 자리가 내 자린데` 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제법 있었던 것 같다. 외국인으로 현지 법인장을 바꾼다고 하니 자기 꿈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파견사원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어떤 기회를 줄 것인지가 나의 능력이다. PBL(프로덕트 비즈니스 리더)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앞으로 RBL(리저널 비즈니스 리더)이라는 제도를 새로 도입해 나름대로 기여하고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더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을 것이다. 아직은 100% 관리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인사책임자 외국인 영입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 인사책임자가 인사안을 추천해서 결정하는 구조는 이제 LG전자에서 없어졌다. 라인 리더십인 사업본부장, 사업부장, 현장 지점장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들의 승진, 선발, 퇴진 등을 갖추도록 인파워를 불어넣고 있다. 인사책임자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제대로 정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개인의 성과가 어떠했는가 등 라인에서 만들어오면 이를 취합해 인사를 논의할 때 자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인사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진화된 HR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게 안되면 현지인력을 법인장으로 앉히는 등이 정상적으로 잘 안될 것으로 봐서 그런 결정을 했다. 성공시키도록 하겠다.
- 사업 철수와 관련해서 PC나 MP3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는 루머가 있는데, PC 연구인력을 휴대폰쪽으로 이동시킨다는 게 그 초기단계인가.
▲ PC사업 많은 인력을 스마트폰 사업 개발쪽으로 이전하긴 했는데, 그 인력은 MID라고 모바일 인포메이션 디바이드쪽을 하던 사람을 옮긴 것이다. 사업상 스마트폰과 닮아 있기 때문이었다. PC사업은 1조원이 넘는 사업이다. 현재 이익을 많이는 못내도 조금씩은 내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이지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인력 그대로 갈 생각이다. MP3도 휴대폰쪽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 역량을 휴대폰쪽으로 시프트할 수 있다.
- 컨슈머 외에 커머셜 분야에서의 진출 계획은.
▲ 커머셜의 경우 자동차 내비게이션 디바이드, 카 인포테인먼트 디바이드, 커머셜 에어컨, 홈넷 등의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있다. 그쪽에 추가적인 성장 기회가 많다고 본다. 예를 들면, 커머셜 에어컨 시장규모가 룸 에어컨보다 훨씬 크게 성장도 빠르다. 강화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 현재 우리 기술로 하고 있는 많은 컨슈머 사업은 인조이하고 그외에 커머셜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확장하겠다.
- 헬스케어나 에너지 등 진출을 계획한다고 했는데, 단순한 스터디 단계인가.
▲ 스터디는 많이 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신사업이라는 게 인수합병이 아닌 경우에는 작게 시작해서 잘 보이진 않는다. 조직 내에서 주목받으면서 투자, 기술개발, 마케팅 투자 등이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 LG전자의 미국 상장 계획이 있나.
▲ 상장은 검토한 바 없다. 단기간 내에 검토할 계획도 없다.
- 지난 1년간 본인과 직원들의 성과를 점수로 매긴다면.
▲ 직원들에 대한 점수는 110점, 120점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100점이 너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작은 조직, 큰 조직에서 변화를 주도한 경험이 많지만, LG전자에 들어와 사원들과 같이 일한 1년간의 경험이 너무 행복하다. 기대 이상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의지를 가지고 해줬다. 기다렸다는 듯이 변화에 대한 수용도가 너무 적극적이라서 행복했다. 저 같은 CEO는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제 자신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잘났더라면 더 빨랐을텐데 부족해서 이렇게 밖에 못했다. 부족한 게 있으면 모두 제 탓이라고 본다.
- 미국시장에서 LG전자의 휴대폰 가격 인하 계획은.
▲ 나름대로 시장이 있어서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이다. 우리는 시장을 세분화해서 세그먼트별로 시장을 구분해 유니크한 강점을 가지고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고 우리 나름대로 다른데서 가질 수 없는 가치로 경쟁하고자 한다. `프라다폰`이나 `와인폰`, `뷰티폰` 모두 그 세그먼트에서 다른 경쟁이 거의 없다. 나름대로 그런 점을 발견해서 강점으로 들어간다.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삼고 있다. 노키아와 다른 가치를 만들 수 있으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지 않다면 결국 가격 경쟁도 해야할 것이다. 그게 시장의 원리다. 현재까지 보면 미국시장에서는 나름대로 `보이저폰`이나 `뷰티폰` 등 유니크한 가치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도 노키아나 모토로라 등과도 경쟁하지 않았다.
- 삼성전자와 북미 모바일 TV 기술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는데, 이후 계획은.
▲ 가급적이면 삼성과 단일 프로젝트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삼성과는 이미 같이 공조하기로 했고, 우리가 미국 방송사업자들로부터 만약 사업 기회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면 이것은 로열티나 장비 면에서 좋은 기회일 것 같다.
- 인력 구조조정이나 조직 개편이 예정돼 있나.
▲ 조직은 언제나 작은 형태로 이러저러하게 바뀔 수 있다. 지금 딱히 어느 사업을 어디로 옮기겠다는 얘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작년에도 소규모의 조직 변동은 했다. 별다른 이슈는 아닐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작년에 TV가 워낙 어려워 인력 구조조정을 많이 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조직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산성이 올라 가면서 근무자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을 뽑아서 재훈련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갈 것이다. 인사부문의 또다른 미션 중 하나가 생산성 향상에 따른 잉여인력을 어떻게 재활용할지가 큰 숙제다. 연구과제로 끊임없이 같이 진행하고 있다.
- 올해 환율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규모를 어떻게 추정하고 있나.
▲ 환율이 10원 오르면 영업이익이 650억~700억원 증가한다는 게 페어런트 기준이다. 글로벌 기준 수치에서는 84개 법인을 분석하기가 어렵다. 페어런트 기준 환율효과가 거의 글로벌 수준과 비슷하다고 본다. 작년 4분기 환율보다 지금 상당부분 많이 올라 있다.
앞으로 환율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1040원대로 작년 4분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는 목표를 상반기까지 크게 바꿀 생각은 없다. 하반기에 환율 상황을 봐서 가정을 달리 할까 고려하고 있다. 1분기 IR에서 말했듯이 1분기에 환율효과가 6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 LG의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평가는.
▲ 우리 회사 목적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체제가 돼 있어서 너무 너무 자유롭다. 과거 상호출자 관련있을 때에는 우리회사 목적에 관계 없어도 투자를 했어야 했지만, 이제는 이런 게 없어져 우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 지주회사와도 이사회를 통해 관련을 맺고 있다. 지주회사로부터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간섭 받지 않고 있다. 잘해도, 못해도 제 탓으로 돼 있으니 그게 좋다.
- MB정부 출범 이후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변한 게 있나.
▲ 전자업종이야 그동안에도 규제와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정부가 출범하면서 장관들께서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게 뭐고, 도와줄 수 있는 게 뭐냐는 의견수렴을 깊이 있게, 다양하게 자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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