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01월16일 18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신제품 개발은 어느 업계나 쉽지 않은 일이다.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까지는 말 그대로 ‘천운(天運)’이 따라야 한다. 특히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제품 개발은 평균 10년가량이 걸린다고 할 정도로 쉽지 않다. 그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제약·바이오 강국에 대한 희망을 찾아본다. [편집자]‘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1900년대 유럽에서 이름을 떨쳤던 오스트리아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이 남긴 유명한 시구다. 날개가 있어 추락할 수 있고,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좌절’과 ‘희망’의 중의적 의미가 담겼다.
제약·바이오사가 명운을 걸고 개발하는 신약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영원한 성공과 실패는 없다는 뜻이다. 유한양행(000100)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이자 2007년 출시된 국내 9번째 신약 ‘레바넥스’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레바넥스는 당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주로 사용됐던 비가역적 프로톤펌프 억제제(PPI)와 다른 길을 걸었다. 가역적으로 위산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을 갖는 새로운 개념의 위산펌프 길항제(APA)였다. 세계 최초였다.
PPI는 위산분비 억제작용이 강하고 오래 지속되지만, 이로 인해 무산증이 과도하게 지속돼 장내 세균군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APA 계열의 레바넥스는 이를 보완하고, 독성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출시 이듬해인 2008년에도 17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장밋빛 미래만을 예견하게 했다. 하지만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경쟁 제품이 쏟아지고,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매출액은 하락세를 탔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신약 허가 획득에 실패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식어갔다. 여기에 같은 계열의 신약 HK이노엔(195940)의 ‘케이캡’이 2019년 시장에 나오면서 생산이 중단될 것이란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태다. 2020년 레바넥스와 케이캡의 매출액은 각각 6억원과 640억원 규모다. 지난해에도 레바넥스는 역성장하고, 케이캡은 고속성장하면서 이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양행은 현재 혁신신약 파이프라인도 30개를 보유해 그 숫자로는 국내 제약·바이오사 가운데 상위권에 속한다. 연구과제로 △종양 분야: 차세대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14개 △대사질환 분야: 비알콜성지방간염 (NASH) 및 비만치료제 7개 △CNS 질환 분야: 뇌암,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 치료제 5개 △면역 및 기타 부문 치료제 4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과 미래성장동력 구축을 위해 R&D 투자 및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미래 유망 신규 플랫폼 기술 기반 확보 및 적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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