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자동차업계, 인간상대 배기가스 실험 '파문'

  • 등록 2018-01-30 오전 10:40:03

    수정 2018-01-30 오전 10:40:03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e뉴스 장영락 기자] 독일 유명 자동차 업체 3사가 자금을 지원한 연구기관이 사람을 상대로 자동차 배기가스 실험을 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자동차 관련 연구기관인 ‘유럽 운송부문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은 지난 2014년 디젤 차량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의 무해성을 증명하기 위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사람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벌였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현지매체 등을 통해 보도됐다. 여기에 미국 뉴욕타임스가 EUGT와 독일 자동차업체의 관계에 대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UGT는 독일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VW), 다임러, BMW 등의 출자로 2007년 설립된 조직으로 2017년 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UGT는 미국 위탁업체에 실험을 의뢰해 지난 2014년 원숭이 10마리를 밀폐된 방에 두고 VW 디젤 차량 배기가스를 흡입하게 하는 실험을 실시했고, 2015년에는 독일의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사람 2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도의 이산화질소를 흡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독일 정부는 29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실험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인간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이러한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사람들의 분노는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해당 실험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이 조사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인체실험 여부를 자동차 3사가 인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VW는 성명을 내 “동물실험은 VW의 윤리 기준에 어긋난다”며 관련조사를 약속했다. 다임러도 “이러한 실험을 강력히 비난한다”는 성명 발표와 함께 자체 조사 계획을 밝혔다. BMW는 “원숭이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선을 긋는 한편, 역시 관련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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