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장을 겨냥한 아이패드

  • 등록 2012-03-13 오후 1:11:39

    수정 2012-03-13 오후 1:11:39

[이데일리 이정필 칼럼니스트] 지난주 새로운 ‘아이패드’가 공개됐다.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첫 신제품 발표회였지만 팀 쿡 대표이사의 무난한 진행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신제품 아이패드의 하드웨어만 놓고 스펙 타령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PC 전문가들에겐 아이패드의 기업시장 위협이 마침내 레토릭에서 실체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이면서 ‘포스트 PC’를 논했을 때만 해도 웃고 넘겨들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출시 2년만에 5500만대 판매를 기록한 아이패드가 이제 새로운 기능을 앞세워 진정한 ‘포스트 PC의 시대’를 열었다는데 토를 다는 사람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시장에서의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포레스터 리서치는 최근 아이패드의 기업 시장 진출을 지켜보면서 다음과 같은 서베이를 내놓았다. 전세계 직장인 21%가 애플 기기(아이패드 11% 포함)를 사용중이며 미국 기업내 도입된 터치스크린 기반 태블릿 중 65%가 아이패드, 또 미국과 유럽의 7000만 정보통신업계 직장인들이 2016년까지 아이패드를 사용할 것을 예상했다.

파이퍼 제프리 증권사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향후 4년간 기업시장에서의 태블릿 도입은 4억5000만대에 이를 예정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아이패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두 아이패드의 대세를 한입으로 설파하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각 기업의 피씨/랩톱 업그레이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최고기술운영자(CIO)와 정보기술(IT) 매니저들은 태블릿 도입에 앞서 비지니스 응용 프로그램의 태블릿(아이패드) 이식 가능성을 가장 걱정했다. 하지만 20만 아이패드 전용 앱이 등장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사라졌다.

또 iOS 개발자 증가와 iOS 운영체제 포팅의 용이성도 한몫했다. 이제는 직원중 누가 랩톱 대신 아이패드를 사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숫자 파악에 분주하다. 아이패드의 업드레드된 기능과 가격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패드를 살펴보자. 간단하게 살펴보면 3.1배 높아진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LTE의 도입이다. 이상의 2가지 기능은 모바일 기기에서 배터리 잡아먹는 하마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아이패드는 예전과 동일한 10시간 지속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세대보다 70%나 더 커진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 세가지 업그레이드 부품만 따져봐도 가격 상승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애플은 놀랍게도 전세대 모델과 동일한 가격대를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2의 가격은 100달러나 인하됐다. 경쟁사들이 어떻게 대항마를 내놓을지도 관심이지만 이런 기능 향상과 가격 포인트 유지로 인해 아이패드의 기업 진입 장벽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보수적인 집계만으로도 소비자 시장에서의 아이패드 판매가 올해안에 4500만대 이상 될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여기에 기업시장 진출까지 포함된다면 아이패드의 가파른 신장세는 대세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자신감 때문에 애플은 ‘아이패드 3’가 아닌 유일무이한 ‘아이패드’로 이름을 정했다.

연말이 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8이 등장하면서 피씨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재현될 전망이다. 게다가 윈도 8은 태블릿 적용 가능한 운영체제라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는 PC업계의 생명줄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윈도 7이 나와있지만 전세계 윈도 사용자 60%가 여전히 윈도 XP 또는 그 하위 버전을 사용중이다.

과연 윈도 8을 탑재한 태블릿/울트라 북이 ‘포스트 PC 시대’를 주도하는 아이패드의 아성을 넘겨볼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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