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 전쟁 실리없다..화해 모색 바람직"

특허 전문가 "로열티 받거나 상생방안 도출해야"
  • 등록 2011-12-29 오후 2:00:18

    수정 2011-12-29 오후 2:00:18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애플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과 벌이는 특허 전쟁이 이익보다는 손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때문에 특허 전문가들은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과 계속 특허 소송을 벌이기보다는 화해를 모색해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특허 전쟁을 주도했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특허 소송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애플이 처한 상황이 그리 유리하지만은 않다.

소송 초기 호주 법원이 삼성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 결정을 내리고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ITC)가 HTC 기기들에 대한 수입 금지를 고려할 때만 해도 애플이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호주 상급 법원이 판매금지 판결을 뒤집고 ITC가 애플의 부분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뒤바뀌고 있다. 독일 법원도 다음 달 독일 내 삼성 갤럭시탭 판매금지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애플이 소송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특허전문가들은 애플이 유지해온 소송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컨설팅업체인 3LP어드바이저의 매니징 파트너인 케빈 리베트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화해를 모색해야 할 시기"라며 "내가 애플이라면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해 자신들의 기술이 더욱 널리 채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지적재산권 최고책임자를 역임했던 마셜 펠프스도 "특허소송의 역사도 애플의 편이 아니다"라며 애플의 소송 전략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허로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는 데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특허 침해를 피해 가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에 살짝 변화만 주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의 특허 대부분은 기술과 관련된 것이라기보다는 디자인이나 `밀어서 전원 켜기` 등 특정 이용방법에 관한 것이라 특허 침해를 피하기는 더 쉽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플이 81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받는 전략을 구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애플이 법정 밖에서 다른 형태의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는 대신 삼성전자가 6개월∼1년간 애플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거나,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 가격을 낮춰 서로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3LP의 케빈 리베트는 "애플이 태블릿시장에 집중하는 대신 삼성전자가 7인치 시장에 집중해 킨들 파이어와 경쟁하는 등 서로 다른 시장에 집중하기로 합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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