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연료가 없어 녹슬 운명의 하이닉스"

"투자자 없으면 미래 불안..기술력 불구 재무구조 취약"
  • 등록 2009-07-13 오후 2:00:40

    수정 2009-07-13 오후 3:41:35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국내 2위의 반도체기업, 하이닉스(000660)의 미래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기술력과 생산성은 뛰어나지만 우호적 대형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10일 발간한 리포트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진단한다`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파산한 D램 업체 키몬다 다음은 누구냐, 반도체 치킨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이냐가 시장의 관심사인 상황인데 일각에서는 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도 많아 이를 계기로 종합 경쟁력을 평가해보게 됐다고 한다.

그가 꼽은 하이닉스의 장점은 높은 생산성, 우수한 기술력, 현금창출 능력이다.
 
하이닉스의 종업원 1인당 순이익과 순이익률은 국내 최상위권이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유일하게 D램 40나노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영업활동을 통해 해마다 조 단위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편중된 포트폴리오와 경영진의 경험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이닉스는 D램 73.6%, 낸드 26.4%로 D램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D램 실적이 악화되면 이를 방어할 수단이 없어 회사 전체 실적이 영향을 받는다. 

또 초대 박상호 사장은 유일하게 IT 분야 출신이었지만 반도체 기업이 아닌 HP와 IBM의, 개발이 아닌 구매부문 기술담당이었다. 후임 우의제 사장은 은행 출신으로 채권단 대리인이었다.
 
보고서는 "반면 삼성전자의 권오현 사장이나 전임 황창규 사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서 반도체 개발 업무를 수행한 반도체 전문가"라고 비교했다. CEO가 반드시 반도체 전문가여야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같은 위기 상황서 중요 사항을 적기에 결정하려면 회사와 산업을 잘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낮은 재무안정성이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하이닉스가 최근 2년 사이 확보한 차입금의 상당부분이 단기차입금이다. 유입 현금이 줄어들고 단기부채가 증가하면서 단기유동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당좌비율은 현재 20%대로 낮아졌다. 이는 유동성 위기로 공적자금을 받았던 2001년~2002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 이 연구원은 "2분기 이후에도 적자가 누적될 경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하이닉스를 "연료가 없어 정박한 채 녹슬 운명에 처한 이지스함 같다"고 했다. 뛰어난 생산성과 기술력, 브랜드 파워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노련하고 숙련된 선장도, 1~2년 내에 도래할 호황기를 대비해 투자할 자본도 없어 황금기회를 경쟁사에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닉스가 과거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후 4년간 11조6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듯, 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투자를 재개할 충분한 자본을 확보한다면 향후 몇년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주완 수석연구원은 과거 8년간 하이닉스에서 D램 공정을 연구한 IT 전문가 출신이다. 이어 2005년 박사 특채로 과학기술부 사무관으로 3년간 재직했다가, 하나금융연구소 설립시 다시 소속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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