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104년 전 외친 꿈담아 더 많은·고른·나은 기회 드릴 것"

수원 도담소 3.1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미래의지 밝혀
도내 애국지사와 강제징용·선감학원 피해자 거론
金 "‘강자의 공정’이 아니라 ‘약자의 기회’가 필요"
  • 등록 2023-03-01 오후 4:48:09

    수정 2023-03-14 오전 9:43:01

1일 오전 수원 도담소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제104주년 3.1절을 맞아 “104년 전 온 겨레가 함께 외친 꿈을 담아 1400만 도민 여러분께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일 수원 도담소에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독립유공자 가족과 김 지사를 비롯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황의형 광복회경기도지부장, 한국성 경기남부보훈지청장 등 관내 보훈단체장과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념사에서 오희옥 애국지사, 강제징용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 선감학원 피해자 김모 선생 등 3명의 이야기를 직접 거론했다.

경기도 내 생존하고 있는 유일한 독립운동가 오희옥 애국지사는 의병장으로 활약한 할아버지부터 삼대에 걸쳐 헌신한 ‘독립운동 명문가’의 일원이다.

현재 건강악화로 용인 자택을 떠나 중앙보훈병원에서 5년째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현재 용인 ‘독립운동전시관’에서 지사님의 생가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오희옥 애국지사님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오시길 다시 한번 기원한다”고 말했다.

안양에 살고 있는 김성주 할머니는 일본인 교장에 속아 초등학교 졸업 후 나고야의 ‘미쓰비시 중공업’ 항공기 제작소에 끌려간 강제징용 피해자다.

김 할머니는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중 손가락 절단사고까지 당했지만, 배상은커녕 임금도 제대로 못받고 귀국했다.

김 지사는 “김성주 할머니의 평생소원은 미쓰비시 측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이라며 “하루빨리 할머니 소원이 이뤄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김모 선생은 어린시절 선감학원에 수용됐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부랑아 교화를 구실로 수천 명의 아동에게 강제노동과 폭력을 자행한 선감학원은 1942년 일제시대부터 운영을 시작, 관선 도지사 시절까지 이어진 국가폭력 사건이다.

김 지사는 “저는 경기도지사로서 피해자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렸다.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가 풀어야 할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라며 “일제강점기로부터 이어진 선감학원 피해자 여러분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수원 도담소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절 노래 제창 및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지나온 역사는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라며 “애국지사께 감사와 존경을. 강제징용 피해자 여러분께 지지와 연대를. ‘선감학원’과 같은 국가폭력 피해자 여러분께 지원과 치유를 경기도는 1400만 도민과 함께 소중히 기억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는 새로운 기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너무 많다. 우리 사회구조는 ‘기회의 불공정’,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라며 “불공정과 특권, 그리고 ‘아빠찬스’로 대표되는 기득권들 때문이다. 모두들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오직 강자들의 공정일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에겐 ‘강자의 공정’이 아니라 ‘약자의 기회’가 필요하다. 경기도는 약자를 위한,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기회를 만들겠다”면서 “104년 전 거리마다 외쳤던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온 겨레의 염원이 되어 결실을 맺은 것처럼 ‘기회수도 경기’의 변화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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