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국내 기업 최초로 실시한 온라인 채용시험은 별다른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삼성은 시험 첫날인 30일엔 온라인 시험을 처음 접하는 응시자들이 당황한 모습도 일부 있었지만, 둘째날은 응시자들이 사전 준비사항이나 주의사항들을 접해 한결 안정된 모습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또 첫 대규모 온라인 시험 실시에도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서버 과부하 등의 문제없이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다양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틀간 이뤄진 4번의 시험 모두 문제를 다르게 출제했다. 또 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갈무리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응시자의 문제 풀이 과정을 녹화 본으로 재확인하고,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해 약식 확인도 거칠 예정이다.
응시자들 사이에선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 우려가 해소됐다며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 한 응시자는 “건강 염려증이 있어서 최근에 집 밖에 나간 적이 없었는데 집에서 본 건 진짜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응시자는 “전반적으로 첫 도입임에도 매우 괜찮았고 일요일 아침에 나오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며 “시스템도 잘 돌아갔고 감독관 분도 친절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이런 반응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환경에 더 익숙해, 온라인 시험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험에선 컴퓨터 코딩 관련 기초 지식인 ‘피보나치 수열’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출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은 시험 난이도가 높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온라인 방식이 생소하게 느껴진 일부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며, 난이도는 전체 응시자에게 동일해 공정성이나 차별 이슈는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 채용 혁신 지속…향후 온라인 시험 확대 검토
삼성은 2015년 하반기부터는 해외직무적성검사였던 GSAT 방식으로 채용 시험을 통합·전환했다. 또 서류전형에 해당하는 에세이 제출 방식의 ‘직무평가’를 통해 GSAT 응시자를 선별하는 과정도 추가했다.
이번 온라인 시험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 대중교통 이동, 대규모 인력 밀집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감염 리스크를 차단했다고 평가된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는 채용방식이며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오프라인 집합 방식 시험에 따른 사회적 비용 감소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온라인 채용시험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이 대규모 지필고사 보다는 사회적 비용 축소, 응시자 편의 측면에서 효용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첫 도입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보완을 거쳐, 온라인 언택트의 장점을 채용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