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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전문가에 의존했던 항공촬영, 이제 우리 손으로
항공촬영사는 역동적인 전투기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직접 카메라를 들고 후방석에 탑승한다. 차량 운전석 보다 비좁은 공간에서 묶인 몸을 비틀어가며 기동 장면을 촬영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몸무게의 최대 7~8배에 달하는 중력가속도(G-force)를 견디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 때문에 자격도 까다롭다. 촬영 숙련도 10년 이상 근무자 중 선발하는데, 항공생리훈련과 공중근무자 신체 검사를 정기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분기 1회 이상 비행을 해야 자격이 유지된다.
과거 우리 공군은 항공촬영 대부분을 외국 전문가에 의존했다. 수요가 그리 많치 않았고 공중근무 자격이 없는 촬영사들이 전투기에 탑승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산 초음속 항공기인 T-50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는데, 이를 촬영할 자체 인력이 없는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0년 정식으로 항공촬영사 보직이 생겨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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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전 준비와 조종사와의 호흡 필수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전속 항공촬영사인 권 상사는 “항공사진촬영의 80%는 지상에서의 준비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고속 기동하는 전투기에서 한 순간을 놓치면 다신 기회가 오지 않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훌륭한 장면을 담아내기 위해선 조종사와의 호흡이 절대적이라고 했다. “편대가 크면 한 컷에 항공기 모두를 담기가 힘들다. 그림으로 그려 원하는 편대 모양을 조종사에게 그려주면 다시 이를 속도와 위치, 고도 등을 교신해 편대가 대형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최근 항공촬영은 순수 홍보 목적에서 작전 목적으로 변경되고 있다. 전 상사는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한창일 때 4일을 비상대기실에서 보냈다. 상황 발생시 비상 출격하는 전투기에 함께 탑승해 촬영 임무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도발 징후가 계속돼 식사도 배달 도시락으로 때웠다고 한다. ‘슬램-ER’ 발사 등 우리 군의 응징력을 보여준 장면은 그의 카메라에서 나왔다. 이제 막 항공촬영사 임무를 시작한 위 중사는 선배들의 조언과 촬영한 결과물들을 보며 열심히 공부 중이다. 그는 “항공촬영사로서 조금 더 좋은 그림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