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업체 완커의 굴욕..'천장 금가고 벽에 물이 줄줄'

  • 등록 2014-06-26 오전 11:23:30

    수정 2014-06-26 오전 11:23:30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가 부실공사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다. 완커는 그동안 중국 최대 주택개발상 등 각종 상을 받으며 고급 아파트를 지어왔지만 일부 건물의 벽에 금이 가거나 물이 새 체면이 구겨지고 있다.

26일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발행하는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에 따르면 완커가 분양한 닝보(寧波) 아파트 ‘완커진서쉐안(萬科金色水岸)’에서 천장에 금이 가는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우시(無錫)의 ‘완커신청다오(萬科信成道)’와 옌타이의 ‘완커지아르펑징(萬科假日風景)’는 내부 장식이 분양 때와 달라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새로 분양을 받은 쳉 씨는 “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취업한 후 내내 저축해 겨우 집을 장만했다”며 “그렇지만 집이 분양 때 설명받았던 것과 많이 차이가 난다”고 토로했다.

빠른 성장과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부실 공사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명 개발업체가 지은 건축물까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완커는 ‘하향식 설계’ 방법으로 재질 등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해 왔다. 토목공사에서 소방장비까지 ‘공정 품질 관리 안내’라는 책자를 통해 구체적인 규정을 소개하고 품질의 오차가 생겼을 때 수주업체에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건축설비업체들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부실공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완커로부터 수주를 받았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완커는 품질 관리가 비교적 엄격하지만 수주업체의 말단 노동자들 손에서 품질의 결함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커가 직원들에게 현장 교육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완커는 직원들의 서비스와 질병 관리, 자녀 교육 등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대한 교육은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또 다수 건설업체들은 크레인과 용접을 제외하고는 자격증 보유와 무관하게 현장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건설 부문의 성적을 계산할 때 직원들 기술 수준은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전문적인 교육을 거친 노동자들이 일하게 된다면 공사 품질도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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