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관치? 새로울 것도 없는 부활의 전주곡

노골화된 개입…민간기업 부정하는 행태
  • 등록 2009-12-03 오후 12:19:02

    수정 2009-12-03 오후 3:55:43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보이지 않는 손`이 KB금융(105560)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판 깨기`를 시도한다는 의혹이 짙다.

표면에는 두명의 후보자인 이철휘 캠코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촉박한 일정으로 인한 공정성`을 이유로 들며 일제히 면접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금융당국 고위관료들은 일정을 늦춰야 한다며 연달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민간기업인 KB금융지주에 대한 官의 개입이 노골화하고 있다. 회장 선임 절차를 속전속결로 진행하는건 특정후보, 즉 강정원 현 국민은행장을 밀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게 이들이 개입을 정당화하고자 내세우는 논리다.

설령 이런 논리가 사실에 부합한다 해도 상대의 흠결이 나의 잘못까지 덮어주지는 않는다.

심지어 관료 출신인 이철휘 사장은 "투명성을 의심받는 현 사외이사 중심의 임원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중립적인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기업 임원 선임 절차 같은 것을 도입해 다시 경쟁하자"고 했다. 현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와 회사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민간기업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이 사장이 인정하고 말고 할 존재가 아니다. 모든 것은 관료가 결정하고 인정한다는 전형적인 옛 관치주의식 사고를 그대로 드러내는 발언이다. 또 KB금융지주를 공기업, 즉 정부 산하 기관과 구분하지 못하는 인식이 그대로 묻어난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우리나라 은행들의 주인은 사실상 금융관료였고 그것이 곧 권력이었다. 은행장은 물론 임직원 인사와 대출 등 경영도 이들이 주물렀다. 하지만 위기 이후 영향력이 확 줄었다가, 최근의 글로벌 신용위기 이후 부활 움직임이 거세지는 조짐이 심상찮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은 충분히 예상 내지 우려돼왔던 상황이기도 하다.

누가 KB금융지주를 경영해야 하는가는 입장마다, 이해관계마다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고 그것이 당연하다. 그러면 각자 자신의 입장에 충실하면 된다.

만약 주식회사인 KB금융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후보자인 강행장이 KB금융지주 주식회사의 주주와 직원, 그리고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지주 계열 각사 이용 고객의 이익과 소망에 반한다면 이들은 각자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거나 이를 관철할 수단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주총회나 파업, 불매운동 등 다양한 수단들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서 관료나 정치권이 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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