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러시아 뱅커들..연봉 `월가의 2배`

글로벌 투자은행 앞다퉈 진출..임금 껑충
기본 연봉 700만~1000만달러 `뉴욕 두배`
  • 등록 2007-05-14 오후 1:48:03

    수정 2007-05-14 오후 1:53:05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모스크바의 중심가, 자본주의자들을 타도하겠다고 외쳤던 블라디미르 레닌의 무덤이 불과 1마일도 안되는 곳에 있지만 러시아 투자은행 직원들은 자본주의의 단물에 취해 살고 있다.

모스크바 뱅커들의 고액 연봉은 러시아가 더 이상 `철의 장막`에 가로막힌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기업금융 시장이 황금어장으로 떠오르면서 현지 금융 전문인력의 연봉도 나날이 치솟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뉴욕·런던 안부럽다..실질 소득은 더 높아
 

모스크바의 도심지역인 가든링 내에서 고액 연봉의 은행가들은 볼쇼이 극장 근처에 위치한 방 5개짜리 아파트를 700만달러에 구입해 쓰고 있다. 혁명광장 옆에 있는 자동차 영업소에서 벤틀리를 35만달러에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구가하고 있는 중이다.  
 
18세기말 마리 앙뜨와네트 스타일로 꾸민 2층짜리 식당을 하루 빌려 음악가들을 초청해 연주를 듣기도 한다.
 
이들의 연봉 수준은 최대 1000만달러 수준. 지난 3월 UBS를 떠나 알파뱅크로 자리를 옮긴 인수합병(M&A) 전문가 에드 커프만과 리만브라더스의 모스코바 지점을 이끌 니콜라스 조단이 대표적인 고액 연봉가다.

뉴욕에서 기업 인수합병이나 주식 및 채권발행 주간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이사가 기본 연봉 20만달러에 보너스로 200만~300만달러를 받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네피어 스콧에 따르면 러시아 은행가들에 대한 연봉은 지난해 25% 올랐다. 영국에서의 인상률 15~20%를 웃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소득세는 13%로 낮은 수준이어서 이를 감안하면 실질 연봉은 더욱 높은 셈이다. 영국에서는 4만2055파운드(8만3700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릴 경우 4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해외 투자은행의 러시아 투자 자문업무를 하고 있는 PBN의 피터 네카술머 최고경영자(CEO)는 "이 시장은 매우 달아올랐기 때문에 만약 최고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 거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금어장 진출 위해 인력확보 경쟁

뱅커들의 고액 연봉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가로 글로벌 투자은행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러시아의 주요 자원인 석유 시장이 지난 5년간 활황세를 보인데다 기업공개(IPO)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올들어 러시아 기업들이 주식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67억달러로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영국과 독일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인 125억달러, 7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골드만 삭스나 메릴린치 등 미국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황금시장인 러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 이들은 현지 은행인 르네상스 캐피탈이나 트로이카 다이얼로그, 알파뱅크와 경쟁하기 위해 좀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인력은 부족한 상태다. 구인업체인 로즈엑스퍼트는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기업은행 담당 고위 경영진이 150명 정도로 뉴욕의 1000여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다.

델타 이그제크티브 서치의 헤드헌터 야니스 데모풀로스는 "러시아는 서구 금융권에서 경험을 쌓았으면서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은행가의 연봉 인상률에서 놀랄만 하다"며 "이사급에 대해 연봉 700만~1000만달러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로즈엑스퍼트의 설립자인 이고르 세크터만은 "과거 은행들은 스파이로 활동했던 이들이나 예전 정치인들을 영입했지만 이제는 경험을 갖춘 프로들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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