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쌍용자동차 액티언

  • 등록 2005-11-28 오후 3:09:52

    수정 2005-11-28 오후 3:09:52

[이데일리 정명수기자] 운전자와 자동차의 관계에 따라 모든 자동차는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자동차가 사람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와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동차"다.

최고급 벤츠를 길거리에서 봤다고 하자. 벤츠라는 자동차가 벤츠를 몰고 가는 사람보다 먼저 보이기 마련이다. 보통 "아, 저것이 벤츠야"라고 말하지, "아무개가 벤츠를 몰고 있군"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벤츠라는 브랜드가 운전자보다 앞선다. 아무개는 벤츠를 몰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주목 받는 것이다. 자동차가 사람을 드러내고,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전형적인 예다.

반면 "아, 아무개라면 그 차를 선택할만 하지"라는 소리가 나오는 자동차가 있다. 이 경우 사람이 자동차보다 먼저다. 그 사람과 그 자동차가 결합했을 때 "역시 그 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가 일방적으로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선택이 그 사람의 개성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다.

쌍용자동차의 액티언은 후자에 가까운 자동차다. 액티언의 겉모습은 도발적이다. 로디우스, 카이런의 파격이 그대로 남아있다. 쌍용차는 독수리의 눈을 닮은 해드램프, 상어를 형상화한 전면부를 강조하지만, 첫눈에 "튄다"는 느낌을 준다.

쌍용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처음 구입하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는다는 뜻에서 액티언을 `엔트리급 SUV`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엔트리=초보 또는 순진`이라고 해석하면 안된다.

솔직히 액티언은 초보에게 어울리는 차는 아니다. `나의 액티언`이라는 말을 소화할 수 있는, 차를 알면서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개성파들에게 어필하는 차다. 매니아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이기도 하다. 쌍용차의 걸작으로 액티언의 선조격인 코란도를 생각해보면 그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높고 우람한 차체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오히려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18인치 타이어의 당당함은 거친 남성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위축됨에 전혀 없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지는 운전석과 트렁크 공간도 개성 분출에 있어 장애 요인은 아니다. 쌍용차의 설명대로 온전하게 스포츠 쿠페의 감각을 살린 것은 아니더라도 보통 SUV에 쏠리는 시선과 전혀 다른 시선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도 액티언에 앉아 있으면 "내가 차를 몰고 있다"는 인식이 뚜렷해진다. 수동적으로 자동차의 후광에 싸여 어디론가 실려가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 액션(Action)과 젊음(Young)의 결합은 개성이기 때문이다.

액티언은 2000cc급 5인승 SUV로 독자 개발한 XDi200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145마력의 출력에 수동 13.1km/ℓ, 자동 11.8km/ℓ의 뛰어난 연비를 갖췄다.

XDi200 엔진은 연료를 고압 분사, NVH(소음진동 : Noise, Vibration and Harshness)를 대폭 개선했다. 일정한 벨트 장력을 유지하는 하이드로릭 오토 텐셔너(Hydraulic Auto Tensioner)를 채택한 것도 엔진소음과 진동문제 해결에 일조했다. 카이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고속 주행에서 소음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액티언은 SUV와 스포츠카(쿠페)를 혼합한 SUC(Sports Utility Coupe) 콘셉트의 차로 젊음의 감각에 맞춘 스포티하고 액티브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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