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디즈니` 떠나다

  • 등록 2005-10-07 오후 2:58:59

    수정 2005-10-07 오후 2:58:59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세계 미디어시장의 중심에서 20년이상 디즈니와 운명을 함께해온 `Mr. 디즈니` 마이클 아이스너(63)가 최고경영자(CEO)직에 이어 이사직까지 반납하고 디즈니를 떠난다. 칭찬만큼이나 비난도 많았던 영욕의 22년을 뒤로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그는 작은 애니메이션 회사를 세계 굴지의 복합 미디어그룹으로 성장시킨 뛰어난 경영자로 칭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편협하고 독선적인 성격으로 인해 사업 파트너들과의 잇단 불화를 일으키더니 결국 계약기간도 마치지 못한 채 디즈니를 뜨게 됐다.

마이클 아이스너 전 디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9월 30일자로 CEO직을 내놓은 데 뒤이어 6일자로 이사직도 사임키로 했다. 당초 내년 봄 정기 주주총회때까지 남아있기로 했었지만, 이사회의 압박에 결국 조기 퇴진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1942년 3월 미국 뉴욕 마운틴 키스코 출생인 아이스너는 오하이오주 데니슨 대학을 졸업한 뒤 ABC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로 자리를 옮겼으며, 당시 `토요일밤의 열기`, `그리스`, `스타트랙` 등의 히트작을 양산하며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1984년 아이스너가 합류할 당시 월트디지니는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인수 위협으로부터 힘겹게 벗어났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다. 창립자 월트디즈니의 조카인 로이 에드워드 디즈니는 아이스너와 전 워너브라더스 CEO인 프랭크 웰스를 영입하며 이들에게 디즈니의 미래를 걸었다.

이후 10여년간 디즈니는 아이스너와 웰스의 리더십 하에 세계 최대 미디어회사로 급성장했다. 애니메이션 부문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황금기`를 구가하며 매년 박스 오피스 히트작을 양산해 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해 디즈니의 부흥을 이끌어 냈다.

또한 해외에 디즈니랜드를 개장했으며, ABC와 미라맥스 등을 인수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들을 다수 제작했다. 특히 ABC 인수는 아이스너를 국제 미디어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훌륭한 경영자에게는 실력 이상의 것이 요구되는 법. 아이스너는 권위적이고 변덕스러운 성격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내치고 안팎으로 분란을 조장하기 시작했다. 많은 갈등을 빚었던 웰스가 1994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하자, 아이스너는 기다렸다는 듯 제프리 카첸버그를 내쳤다.

그가 내쫓은 카첸버그는 신생기업이던 드림웍스로 건너가 애니메이션 `슈렉`을 제작, 디즈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반면 디즈니는 이후 이렇다할 애니메이션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쇠락하기 시작했다.

미라맥스 필름의 하비·밥 와인슈타인 형제 역시 아이스너와의 분쟁을 주 이유로 디즈니를 떠난다. 와인슈타인 형제는 9월30일부로 디즈니를 퇴사한 뒤 `와인슈타인`이라는 새 회사를 설립하고 디즈니에 복수의 칼을 갈게 된다.

당초 아이스너를 영입했던 로이 디즈니 역시 아이스너와 반목하게 됐으며, 그 결과는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로이와 스탠리 골드 전 이사는 2003년 11월 이사직 사임 뒤 아이스너 퇴임운동을 본격화 했으며, 아이스너의 후임 인사에 대한 반대 소송도 제기했다.

로이와 스탠리는 아이스너의 지엽적인 경영스타일과 테마파크 사업의 소극적인 운영 등을 비난했으며 "애니메이션 명가인 디즈니를 탐욕스럽고 영혼없는 기업으로 망쳐놨다"며 맹비난했다. 작년 5월에는 주주들의 43%가 아이스너의 재임을 반대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아이스너는 2005년으로 예정된 고용계약이 끝나기 이전에 CEO직을 그만두게 됐고, 그나마 유지했던 이사직 또한 내놓게 되고 말았다. 그나마 계약이 만료되는 2006년9월까지 지속적으로 지급될 연봉 정도가 위안꺼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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