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키트, 대규모 연구 준비 중…연말 출시 목표”
17일 바이오다인에 따르면 현재 성병(STD)과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물론 세포 자체까지 검사할 수 있는 휴대용 키트 ‘얼리팝’(Earlypap)의 디자인을 확정한 후 평가를 준비 중이다.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국내 한 대학병원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 초기부터 단계마다 각각의 실효성 평가를 마쳤고, 지금은 이를 바탕으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규모의 연구를 준비 중이다”라며 “올해 생산 준비까지 마치고 연말께 국내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아래 쪽과 질 사이 부분인 자궁 입구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세계 여성들이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연간 약 50만명이 확진을 받고 이중 50%가 사망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았을 때 조기 진단한 경우 생존률이 94%에 달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크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진단을 위해 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수검자가 산부인과 검사대에 앉으면 검사자가 작은 솔로 자궁경부에서 표피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이 같은 자궁경부암 검사 과정에 거부감을 느껴 검사 자체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바이오다인이 개발한 휴대용 자궁경부세포 자가채취 키트는 △종교적·문화적인 이유로 여성들이 검사 과정을 꺼리는 경우 △시간적·금전적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가채취 후 시약에 넣으면 최대 3개월까지 보존이 가능하므로 검사를 위한 병원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도 쉽게 검사가 가능해진다.
|
글로벌사도 구현에 난항...바이오다인은 ‘성능 인정’
이제까지 휴대용 진단키트가 개발되지 못한 것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의 자궁경부세포를 직접 채취하는 것이 어렵고, 채취하더라도 검체적합성과 진단 정확도 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HPV 자체 샘플링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유사한 제품을 개발 중인 여러 글로벌 진단회사들 역시 암 진단에 사용되는 세포 자체의 채취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바이오다인은 이제까지 진행된 연구에서는 모집단이 크지 않았지만 테스트 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제품의 성능 자체는 크게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다인은 한국과 해외 1개국에서 제품 관련 특허를 등록했고 7개국에 출원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이유로 바이오다인이 글로벌 제약·진단전문회사 로슈와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액상세포검사(LBC) 기술에 대한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또 한번의 ‘홈런’을 기대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이오다인은 지난 2019년 로슈와 체결한 LBC 관련 제품의 독점 판매계약이 결실을 맺어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조기진단 장비와 시약이 순차 판매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자궁경부암 관련제품과 비부인과 제품의 판매 로열티로 연간 최대 2200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인과 진료 대상자들에게 다양한 진료 선택권을 부여, 여성 고객 친화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