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텐트서 40대 남녀 숨진 채 발견…원주선 30대 사망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충남 태안의 한 해수욕장 인근 텐트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강원도 원주에서도 캠핑장 텐트 안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11시 11분쯤 충남 태안군 학암포해수욕장 인근을 순찰하고 있던 근처 군부대 장병이 “남녀가 텐트 안에서 숨져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텐트 안 침낭 속에서 사망 징후가 명확한 40대 A씨와 B씨 시신을 수습해 곧바로 경찰에 인계했다.

지난 3일 충남 태안 학암포해수욕장 인근 방파제 위 텐트 안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사진=태안소방서 제공, 뉴스1)

두 사람은 사실혼 관계로, 이들이 머물고 있던 텐트 안엔 가스 밸브가 열린 채 꺼진 휴대용 부탄가스용 난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가스난로를 켰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 5일 오후 9시 36분께에도 원주시 부론면의 한 오토캠핑장 텐트 안에서 남성 3명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은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심정지 상태에서 옮겨진 30대 C씨는 숨지고 말았다. 발견 당시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던 20대 2명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의 가족은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간다”고 말한 이들이 이틀째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 5일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소방청 일산화탄소 중독예방 포스터)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로 보고, 정확한 사인과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난달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5월엔 인천 영종도 캠핑장 텐트에서 가스난로를 켜고 잠을 자던 30대와 40대 2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미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으며, 소량에 노출되어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밀폐된 텐트 안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화재뿐만 아니라 중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잠을 잘 땐 난방기구를 끄고 침낭 등의 보온용품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