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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대마를 액상으로 만든 ‘변종마약’을 구입·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 정모(29) 씨가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정씨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자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 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해외에 체류하던 정씨 체포로 인천에서만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 씨와 함께 재벌가 3세 2명이 변종마약 투약 혐의로 나란히 수사를 받게 됐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마약 공급책을 체포해 수사하던 중 터져 나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현재까지 확인된 마약 투약 외에 여죄가 있는지를 확인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한다. 체포영장 유효시간이 48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22일 오후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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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으로 압송된 정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 숙인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의 장남이다. 현재 아버지 회사에서 상무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씨 여동생(27)도 2012년 대마초 투약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정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최씨는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근무했다. 경찰은 이달 초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최씨를 구속하고 지난 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한 수사를 더 벌인 뒤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혐의를 조사 중”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