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유전자변형 바나나가 우리나라 시장에 유통된다면 우리 소비자들은 이 바나나를 사 먹을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도리없이 사 먹을지도 모르겠다. 매년 조사되는 ‘GMO 인식도 조사’에서는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절반 이상으로 긍정적 인식보다 강하다. 그러나 2000년 초부터 지금까지 소비자 대상 GMO 교육을 해 오면서 느끼는 것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GMO’에 대해 주로 부정적 측면의 정보에만 노출되었다는 것이고 실제로 ‘GMO’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대상 포커스그룹인터뷰나 인지도조사를 통해 살펴보면 그동안의 GMO 안전성실험에서 실험쥐의 장기 이상 결과는 실험방법이 잘못되었음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스타링크 옥수수나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은 안전성이 아닌 GMO관리의 문제점이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신기술을 응용한 작물개발이나 이를 이용한 식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GMO에 대한 이해가 달라 현재 ‘GMO 표시확대’가 우리나라의 가장 뜨거운 GMO 이슈가 되고 있다. 애초부터 GMO 표시제는 안전성이 아닌 소비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시행되었다. 그런데 정책을 시행하는 정부나 연구를 하는 학계나 이를 판매하는 업계나 소비를 해야 하는 소비자가 각각의 입장에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현행 표시제는 간장이나 식용유, 과당, 전분당처럼 최종제품에 GMO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으면 GMO라는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표시제가 확대되면 EU처럼 GMO를 원료로 사용한 모든 제품은 최종제품에 GMO단백질이 없더라도 표시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콩 자급율은 10%미만이고 옥수수 자급율은 1%미만으로 대부분 콩, 옥수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면에서 우리나라는 EU와 입장이 다르다. 특히 유전자변형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최종제품이나 중간원료 단계의 제품은 검사법을 통해 GMO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국내산은 물론 수입식품 관리도 어려워지므로 소비자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관리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변형 콩, 옥수수 생산량이 계속 증가되고 있고 비유전자변형 콩, 옥수수를 수입하기는 더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따라서 EU의 표시제를 따를 경우 간장, 식용유, 전분당과 옥수수과당이 들어간 제2, 제3 가공품까지 유전자변형식품으로 표시가 되어 대부분 가공식품은 유전자변형식품이 될 것이다.
향후 황금쌀과 같은 기능성을 가진 다양한 유전자변형식품이 시판되고 바나나를 멸종위기에서 구할 곰팡이 내성 유전자변형 바나나가 시판될 날이 오고 있다.
이에 대응할 평가방법과 기술을 개발시켜 소비자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노력은 전 세계가 함께 해야 하며 우리나라도 10년이 넘도록 되풀이되는 GMO 논쟁만 할 것이 아니라 국내의 생명공학산업 현황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서 소비자가 균형있게 GMO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GMO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대국민 교육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