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6일 인사청문회에서 전세난의 해법으로 매매 활성화를 언급하는 등 주택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권 후보자는 "주택시장이 예상보다 많이 침체돼 있다"면서 "시장동향을 면밀히 체크해서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시장을 살리는 데 모든 역량을 다해달라는 주문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권 후보자는 전세난을 풀기 위한 해법으로 매매 활성화를 제시했다.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정치권에서 법안을 발의한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권 후보자는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건설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하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권 후보자는 "상한제 때문에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가격이 급등한 시기에 단기적 효과를 위해 채택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율화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내 대표적인 주택정책 전문가인 권 후보자와 한만희 국토부 1차관이 발탁된 것은 주택경기 활성화의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란게 일반적 관측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권 차원에서도 주택경기 활성화는 절박한 과제다.
지난 4.27 재보선 결과를 보더라도 여당이 텃밭인 분당에서 패배한 것은 집값 하락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분당 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5% 가량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경기 활성화가 아니라 가계대출 관리에 주력해야 할 때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홍종학 경원대 교수(경제학)는 "정권 말기에는 정책적으로 부양하려고 해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면서 "가계대출이 800조원에 달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하는 시점에서, 거꾸로 집값 띄우기에 나선다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