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냐 디플레냐 그것이 문제로다

물가 우려는 같아도 방향에 대해선 이견
  • 등록 2009-06-24 오전 11:31:25

    수정 2009-06-24 오전 11:31:25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미국이 경기후퇴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적 인플레이션 위협과 단기적 디플레이션 위협이 공존하고 있어 우려는 더욱 크다.

이에 따라 23~2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인플레이션 징후는 여러 면에서 포착되고 있다. 유가 상승세, 달러 약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 등이 재화 및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진행된 연준의 경제 회복 노력으로 인해 이같은 물가 상승 요인들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유동성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직 미국 경제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연준의 출구전략이 늦을 경우 더 큰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라이언 웨스버리 퍼스트트러스트포트폴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경기 부양 노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특히 올해 초부터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은 인플레이션의 징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동기 대비 하락률이 1950년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는 점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높은 실업률과 부진한 공장 가동률은 물가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만들고 있다. 디플레이션 하에서 기업들은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생산을 감축하고 인원을 줄이게 된다.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좋은 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6~12개월 동안 가장 큰 위협은 디플레이션이 될 것"이라며 "과잉 설비, 부동산 공실률 상승, 실업률 상승 등을 보면 물가가 오르리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잔디는 이어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물가 상승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반면에 디플레이션의 덫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은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치 야머론 아거스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이 먼저 올 것"이라면서도 "연준은 물가를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NN머니는 이번 FOMC에서는 연방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이 내놓는 경기 진단에 등장하는 단어들을 통해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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