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자동차 `빅3`에 생명줄을 던져주는 대가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영진 교체와 제품 믹스, 유통망의 대대적 개편 등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격변기`를 맞게될 전망이다.
주주들은 주식가치 희석으로 손해를 입고 딜러들과 공급업체들 상당수는 최대 고객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은 일자리가 불안하지만, 소비자들은 당분간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 할 듯 싶다.
◇ GM 주주 한숨..`내 돈 어쩌나`
`빅3` 중 상장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주가는 올해 초반의 10%, 40%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GM이 진행할 자구책이 추가로 기존 주식의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어, 주주들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만 포드는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아 긴급 자금수혈은 불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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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빅3에 지원하는 대가로 최소 2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매입권(워런트)를 갖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게다가 GM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채권자들에게 채무와 주식 일부를 스왑하는 해법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상태. 전미자동차노조(UAW) 또한 은퇴자 의료보험 신탁자금 일부를 주식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버러스와 다임러가 각각 80%,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경우 이러한 우려에서는 한 발 벗어나 있다.
그러나 서버러스는 현재 의회로부터 `추가 자본투자를 안 한다`는 비난을 받고있어, 향후 크라이슬러의 지분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경영진 `좌불안석`..왜고너가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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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측이 적극적으로 웨고너를 옹호하고 있지만 바늘방석일 수 밖에 없다. 이미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며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과 카를로스 곤 닛산-르노 회장 등이 입줄에 올랐다. 관련기사☞`왜고너 후임은 누가`..잭 웰치·카를로스 곤 등 물망
다만 포드와 크라이슬러 경영진에 대한 압력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앨런 멀랠리는 포드에 합류한지 2년이 갓 넘었을 뿐이고, 로버트 나델리가 크라이슬러를 지휘하게 된 것도 불과 1년 남짓 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 대대적 구조조정..사방에서 `곡소리`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 공동 여론조사 결과 자동차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의견이 46%로 찬성 42%보다 많았다. 그러나 월가 구제금융보다는 반대의견이 훨씬 적은 편이다.
이미 상당수 구조조정을 진행한 빅3는 추가 지원을 얻는 대가로 추가로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을 감축하는 등 비용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전망 또한 장미빛과는 거리가 멀어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감원될 가능성도 높다.
무디스는 이날 경기악화와 자동차 가격 버블로 인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 2010년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 역시 내년 차 판매가 11%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간신히 자리를 지킨 직원들은 임금 삭감과 여러 혜택 축소로 고생하게 될 공산이 크다. 3사 모두 무노조 외국기업들 수준으로 인건비를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한 상태기 때문이다.
빅3의 유통망과 부품 공급업체들의 입장 역시 풍전등화. 3사는 모두 딜러 네트워크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신뢰할 만한 소수 부품업체로 공급을 통합할 방침이다.
◇ 친환경車 시대의 도래?..아직은 `먼 얘기`
자동차 업계의 대대적 개편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체감하게 될 변화는 빅3의 주력 제품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듯 하다.
연비가 높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3사는 일부 신모델의 출시 및 개발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추세다. 대신 투자액 상당수를 친환경차 개발 및 생산에 투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트럭과 SUV 등으로 빼곡히 채워졌던 빅3의 주력제품 리스트는 소형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으로 메워질 전망이다. 일례로 포드는 2007년 생산투자의 41%에 달했던 픽업트럭 및 SUV 부문 투자를 18%로 낮출 방침이다.
그러나 GM이 시보레 하이브리드를 2010년 후반부터 생산 개시하는 등 변화를 체감하려면 한참 남았다. 친환경 자동차들이 본격적으로 3사 실적에 기여하는 시점은 2016년이나 2017년이 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