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형 코트로 ''젊음·품격'' 강조하자

[조선일보 제공] 삼성전자, 신세계그룹 등 다양한 기업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이름으로 복장 자율화 바람이 분 지 두 달이 다 돼간다. 그러나 아직 비즈니스 캐주얼을 어색해 하는 사람도 많고, '영 아닌데' 싶은 차림도 종종 보인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요즘, 겨울철에 대비한 비즈니스 캐주얼을 점검해보자.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팀장은 "넥타이를 매었다고 모두 정장이 아니 듯이 넥타이를 풀면 모두 캐주얼이라는 단순한 공식도 맞지 않는다"며 "비즈니스 캐주얼의 취지가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발상을 독려하는 것인 만큼, 이를 계기로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담아 창조적인 옷 입기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볍고 기능적인 재킷으로 따뜻하게

겨울철 비즈니스 캐주얼에는 재킷, 점퍼 등 다양한 아우터(겉옷)를 고려할 수 있다. 갤럭시 정희진 디자인 실장은 "보온성이 뛰어난 아우터 선택이 중요하다"며 "무거워 보이지 않도록 가볍고 따뜻한 소재, 기능적인 디자인이 활용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핵심 아이템인 재킷은 울·캐시미어·실크 등 따뜻한 천연소재가 무난하다.

▲ 캠브리지 멤버스 제공 / 갤럭시 제공 / 제일모직 제공 / 맨스타 제공(왼쪽부터)

가을·겨울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아이템 중 하나는 블레이저. 블레이저는 보통 봄·가을에 입는 양복 모양의 코트다. 맨스타캐주얼 임성미 실장은 "블레이저는 드레스셔츠와 울 소재 바지를 함께 코디하면 비즈니스 웨어로도 손색이 없다"며 "터틀넥이나 스웨터 등을 함께 코디하기에도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슬림한 핏(몸에 꼭 맞는 의상스타일)이 강조되면서 허리를 강조해 자연스럽게 묶을 수 있는 '벨티드(velted) 스타일'이 여성 코트와 함께 남성코트에서도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지오투 디자인실 변선애 실장은 "코트는 일반적으로 정장 위에 입는 것이 기본이지만 격식 있는 디자인의 코트가 아니라면 니트나 카디건 등을 겹쳐 입어 캐주얼하게 연출하기에도 적합하다"며 "여기에 다소 튀는 목도리 등의 소품을 함께 코디한다면 한층 세련된 멋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뜻한 소재뿐만 아니라, 패턴과 디자인을 통해 가벼운 느낌을 강조한 재킷도 눈길을 끈다. 트렌치 코트 디자인이 가미되어 활동적으로 보이는 '트렌치형 코트'도 유행 중이다. 트렌치 코트의 장식적인 디자인을 응용해 겨울 코트에도 적용한 것으로 젊은 느낌과 품격을 동시에 강조할 수 있다. 로가디스의 김나라 디자인 실장은 "작년에는 클래식 기본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더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고 있다"며 "특히, 트렌치 코트에 쓰이는 허리 벨트, 견장, 주머니 형태가 적용된 '트렌치형 코트'는 정장뿐 아니라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잘 어울려 젊은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카디건, 니트를 활용한 레이어드(겹쳐입기)

비즈니스 캐주얼의 기본이 셔츠와 재킷이라면, 추운 날씨에는 니트나 카디건을 겹쳐 입는 것이 요령이다. 두터운 니트는 옷맵시를 좋지 않게 하므로 위에 재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 소재가 얇은 캐시미어나 울 소재의 니트웨어를 선택하면 좋다. 수트 컬러가 어둡다면 니트는 밝은색으로, 반대로 수트가 밝은색이라면 니트를 무채색으로 입어야 자연스럽다.

마에스트로 캐주얼의 김희진 선임은 "아가일(다이아몬드형 격자 무늬) 니트나 짙은 계열의 카디건도 깃이 높은 셔츠와 함께 코디하면 격식과 멋을 한꺼번에 살리면서도 보온 효과가 좋아 겨울철의 필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의 정희진 디자인 실장도 "셔츠와 재킷 사이에 화사한 컬러의 카디건을 겹쳐 입으면 한결 따뜻하고, V존에 표정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회색 재킷에 바이올렛 카디건과 네이비 셔츠를 겹쳐 입거나, V넥 레드 니트와 화이트 셔츠를 겹쳐 입으면 따뜻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셔츠 대신에 터틀 넥 스웨터를 활용해도 좋고, 좀 더 젊은 느낌을 주고자 하면, 지퍼가 달린 집업(zip up) 니트가 유용하다.

[ 더 나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위한 지침]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하여 기존의 수트 차림에서 넥타이만 푼 모습도 눈에 띄는데, 이는 매우 어설픈 차림으로 성의 없어 보이는 인상을 준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핵심인 재킷을 중심으로 그에 적절한 깃 있는 셔츠와 타이, 바지를 혼합해 갖춰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바지로 비즈니스 캐주얼을 연출할 때는 남성 캐주얼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짙은 색 데님을 입는 것이 요령이다.

지나치게 캐주얼한 청재킷, 스포츠 점퍼류는 비즈니스 캐주얼에 어울리지 않는다. 마치 놀러 나온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늬가 과도한 라운드넥 티셔츠, 모자가 달린 티셔츠, 찢어진 청바지, 반바지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적절치 않다. 샌들, 슬리퍼, 등산화 역시 피해야 한다.

※ 자료제공: 제일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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