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5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브프라임 발(發) 신용위기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월가는 최근 투자자 오도란 잘못에 대해 `울며 겨자먹기`로 대가 치르기에 나서고 있는 중. 판매했던 경매방식채권(ARS) 가치가 휘발되자 투자자들로부터 이를 대거 되사들이고 있는 데, 이를 주도한 것이 바로 쿠오모 총장이다.
`월가 보안관` `월가 저승사자` 타이틀은 사실 전임자 엘리엇 스피처가 먼저 받았다. 하지만 뉴욕 주지사까지 올랐지만 성매매 추문으로 퇴진한 스피처는 이미 `미스터 더티(Mr. Dirty)`가 되어버린 상황. 관련기사 ☞ (월드피플)성매매에다 검은돈까지…월가보안관의 몰락
스피처가 월가의 잘못된 관행들을 파헤치며 만든 `미스터 클린(Mr. Clean)` 이미지는 이제 쿠오모에게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누구든 나서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으면 안될 만큼 월가는 다시 망가져 있기도 하다.
◇다시 뜬 `월가 보안관`..쿠오모 검찰총장 총대맸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4월 초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에 ARS 조사를 개시했다.
한 때 안전한 상품으로 여겨졌으나 유동화가 되지 않으면서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한 ARS가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리스크가 불거지자, 투자은행들이 이를 팔 때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고지했는 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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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검찰은 결국 이들 은행들이 무책임하게 ARS 판매에 나서왔다는 혐의를 사실로 밝혀냈고, 이들로부터 벌금을 받고 ARS를 되사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쿠오모 총장은 11일에 모간스탠리를 비롯, JP모간과 와코비아에도 빨리 합의에 나서라는 서한을 보낸 상태여서 월가의 `ARS 되사기`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미스터 클린` 쿠오모 `부상`..당근과 채찍 적절히 혼합
1957년생으로 포드햄 대학을 거쳐 알바니대 로스쿨을 졸업한 쿠오모는 뉴욕주 주지사 출신의 아버지 마리오 M. 쿠오모 선거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무주택자 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사회 활동에 나서 왔으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주택개발공사(HUD) 대표(장관급)로 영입됐고, 2006년 11월 뉴욕주 검찰총장에 올랐다.
지난 해엔 학자금 대출 관련 조사를 진행, 업체들이 부적절한 담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해 내기도 했다.
월가 정화의 기치를 다시 든 쿠오모 총장은 칼을 크게 휘두르며 공격성을 앞세웠던 전임자 스피처에 비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는 합리성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뉴욕의 베테랑 법조인인 스탠리 아킨은 "쿠오모는 확실히 공격적인 검찰총장이었지만, 전임자에 비해 극단적인 방법에 의존하려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식(headline-grabbing)의 벌금형을 피하고, 이들을 구슬려 변화를 꾀하게 하는 식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것이 시장 영향력을 발전시킨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14일 가졌던 기자회견에서 그가 결국 월가 공룡 씨티그룹에 벌금을 내게 하면서, 그것을 치하한 것을 한 예로 들었다.
WSJ은 또 쿠오모 총장이 스피처가 재임시절 보여줬던 월가에 대한 집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쿠오모의 능력엔 잘 훈련된 참모진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쿠오모 총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지난 6월 뉴욕주 검찰은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의 모회사 맥그로-힐, 피치 레이팅즈의 모회사 피말락 등과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에 대해 실제 이상의 후한 등급을 주던 관행을 줄이도록 합의했다.
하지만 업계로부터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것에 따라 의혹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