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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이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이 미국인들의 식료품 지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식료품 시장을 더욱 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계란=金란…조류 인플루엔자 타격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내 계란 평균 소매 가격은 8.2%나 올랐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46% 급등한 것이다. 계란 값이 치솟은 주요 원인으로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꼽힌다. 미 농무부는 치명적인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서 지난달 미국 산란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급은 줄었으나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등 연말 시즌을 맞아 식품 제조업체와 식료품점 등의 수요는 늘어 계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형 유통체인 크로거의 로드니 맥멀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또 다른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계란 가격은 향후 몇 달 안에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 기후에 커피·오렌지 주스도↑
시장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돼지고기와 달리 미국 내 소고기 소매 가격도 2023년 초와 비교하면 약 20% 올랐다. 수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목초지가 줄어든 데다 인건비와 장비 비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목장 재건은 더디게 진행되는데 소고기용 소를 시장 출하 가능한 무게로 키우기까지 약 18~22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 가격 또한 최근 1년 동안 11% 상승해 역대 최고치 수준이라고 WSJ는 짚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른 탓이다. 인스턴트 커피 등에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은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의 태풍 피해로, 고급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주요 생산지인 브라질 가뭄에 투기 세력까지 몰리면서 고공행진 하고 있다.
‘연준 주목’ 물가 지표 둔화세 멈춰
식료품을 포함해 인플레이션 지표는 최근 둔화세를 멈췄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10월 상승률(2.3%)보다 0.1% 포인트 높아지면서 지난 7월(2.5%)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10월 0.2%에서 11월 0.1%로 낮아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2% 물가상승률’이라는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통상 PCE 가격지수를 준거로 삼는다. 대표지수에서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지난 7∼9월 3개월 연속 2.7%에 머물다가 10∼11월 2.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