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재작년 말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유연탄·가스 등 발전 연료비가 껑충 뛰면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판매하는 역마진 상황이 이어져 왔다. 이 여파로 재작년 5조9000억원, 지난해 32조6000억원이란 역대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8조5000억원의 적자가 쌓이며 해소해야 할 누적 적자 47조원에 이르렀다.
한전은 그동안 역마진 상황을 완화하고자 정부 승인 아래 전기요금을 누적 40.4원(약 39.6%) 올렸지만, 2~3배씩 뛴 원가 상승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냉방 수요가 몰리는 8월은 전기 판매량이 급증하는 만큼 8월의 마진 폭 확대는 최악의 재무 위기 상황에 놓인 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올 8월 전기 판매량이 5만434기가와트시(GWh)였던 만큼 단순 계산상으론 약 8500억원의 마진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는 이 추세라면 한전이 3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의 한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5812억원이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한전은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10개분기만에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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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 5년간(2022~2026년) 전력 그룹사를 포함해 25조7000억원의 비용 절감 계획을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에 요금 추가 인상 필요성을 호소하는 이유다. 정부 역시 요금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민생 부담을 우려해 한전의 자구노력이 우선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도 한전의 불안 요인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올 5월 70달러대까지 내렸으나 7월 이후 오르기 시작해 현재 90달러대까지 올랐다.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전 연료인 석탄·가스 국내 도입 가격도 다시 오를 전망이다. 더욱이 이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며 유가 상승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