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에도 휘발윳값 '찔끔' 내렸다?…체감 못하는 이유는

유류세 인하 9일째 평균 117원 하락
유류세 반영된 가격으로 주유소에 공급
직영·알뜰 중심으로 먼저 인하 폭 커져
자영 주유소도 재고 소진 후 본격 효과
  • 등록 2021-11-21 오후 5:11:10

    수정 2021-11-21 오후 9:33:4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한 지 일주일여 만에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ℓ당 100원 넘게 하락했다. 직영·알뜰주유소를 중심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유류세 인하분인 164원만큼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려면 열흘가량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692.7원으로 유류세 인하 시행 직전인 11일 대비 117.4원 하락했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89.1원 내린 1516.5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개별 주유소 판매가격의 합을 전체 주유소 개수로 나눈 값이다.

(자료=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일간 기준 11일 1810.2원까지 치솟으며 2014년 9월19일 1810.9원 이후 7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휘발유 가격을 하락세로 돌려세운 것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지방세(주행세), 교육세 등 유류세를 20% 인하하는 안을 최종 확정하고 내년 4월30일까지 시행한다. 인하 폭은 ℓ당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 40원 등이다.

다만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를 체감하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각 주유소를 비롯한 외부에 공급할 때 이미 유류세가 반영돼있다. 유류세가 인하되기 전 공급 받은 석유제품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진 주유소가 석유제품 가격을 내리긴 쉽지 않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인하 당일 정유사가 손실을 감수하고 유류세를 즉각 인하 반영했지만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그렇지 못했던 배경이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지역 주유소 464개 가운데 39.0%(181개)가 휘발유 가격을 ℓ당 164원 이상 내렸다. 전국 기준 14.2%에 비해 높을 수 있었던 이유는 △SK에너지 11.3% △GS칼텍스 22.3% △현대오일뱅크 56.0% 등 서울 지역 주유소 상당수가 직영 주유소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피넷에 따르면 11~20일 정유 4사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가격 하락 폭 평균이 120.2원으로 가장 컸고 △GS칼텍스 117.1원 △SK에너지 112.3원 △S-OIL 111.7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를 15% 인하했던 2018년 당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23원 이상 내리기까지 열흘 정도 걸렸다”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에 2주가량 선행하는 국제유가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영주유소도 재고를 소진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유류세가 한시적으로 20% 인하된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주유소에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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