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주택·주식 산다…청년층 빚 증가율 12.8%, 타 연령보다 빨라

한은, 금융안정 상황 점검
빚으로 주택 구입하고 공모주 투자 증가
저소득 가구 비중 높아..취약차주 비중도 6.8%
한은 "자산 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어"
  • 등록 2021-09-24 오전 11:00:00

    수정 2021-09-24 오전 11: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빚투(빚을 내 투자)로 주택을 매입하거나 주식 거래를 하는 청년층이 급증하면서 20·30세대의 빚 증가율이 1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타 연령층의 빚 증가율 7.8%를 크게 상회한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청년층 가계부채 현황 및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대해 논의했다. 한은은 6월과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해 국회에 제출하고 있고 3월, 9월엔 금통위에서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다.

20·30 청년층 가계부채 비중은 작년말 전체 가계부채의 27%까지 상승했다. 올 6월말엔 26.9%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청년층은 2분기 중 가계빚 증가율이 1년 전 대비 12.8%를 기록, 여타 연령층 증가율 7.8%를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엔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전체를 100%로 놓고 볼 때 30.4%였으나 작년 이후 올 2분기까진 41.5%로 확대됐다. 가계 빚 증가의 절반 가량을 청년층이 주도하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 증가 기여율이 22.3%로 높았고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의 증가 기여율은 각각 8.3%, 13.7%로 집계됐다.

즉, 청년층 빚이 가장 빨리 늘어나는 대표적인 이유가 전세자금대출이다. 청년층은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아 청년층 빚 중 전세자금 대출 비중이 25.2%로 여타 연령층(7.8%)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특히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율도 2019년 30.5%, 작년 29.5%, 올 2분기 21.2%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빚투를 통한 주택 매입도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청년층의 거래 비중이 36.6%를 차지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자는 수요도 급증, 신용대출 증가율이 2분기 20.1%를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의 작년 신규 계좌 723만개 중 청년층의 계좌 개설은 392만개, 54%를 차지했다.

그나마 2분기 청년층 대출 증가분의 69.8%가 은행 빚으로 분류돼 6월말 연체율은 0.40%로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은 비대면 등 모바일 대출을 활용해 빚을 늘렸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규 신용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하나은행이 88%, 우리은행이 67.3%, 신한은행이 61.0%에 달했다.

다만 청년층 전체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분기 37.1%로 여타 연령층(36.3%)에 비해 높다는 평가다. 원금분할상환이 필요한 주택담보대출과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청년층은 저소득 가구(소득하위 30%) 비중이 24.1%로 여타 연령층(14.4%)보다 높아 취약차주 비중이 6.8%에 달했다. 여타 연령층의 취약차주 비중 6.1%보다 높은 것이다. 취약차주는 3건 이상의 금융기관 차입이 있으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저소득, 저신용 차주를 말한다.

한은은 “청년층의 차입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며 “부채 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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