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ITC항소..."판결 전문에 대웅 균주 도용 명시"

균주 영업비밀성 인정 안 한 ITC에 항소
"美 법무법인, ITC 판결 전문에 관련 내용 명시 알려와"
"균주 출처 허위 신고한 대웅 나보타 취소 당연"
  • 등록 2020-12-18 오전 9:49:54

    수정 2020-12-18 오전 9:49:54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대웅제약(069620)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균주 전쟁’에서 승리한 메디톡스(086900)가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나섰다.

ITC판결 전문에 ‘대웅의 균주 도용’이 명시돼 있다는 법률대리인 설명을 공개하는 한편, 균주의 영업비밀성을 인정하지 않은 ITC 최종 판결에 불복해 ITC항소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18일 ITC 최종판결과 관련, “대웅의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혐의가 명백한 유죄로 확정됐으며, 판결 전문을 통해 대웅 불법행위가 상세히 공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TC의 판결은 광범위한 증거개시 절차와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포함한 전문가 검증, 증거심리를 위한 청문회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국내 민형사 소송에서도 동일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그 근거로 메디톡스의 ITC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미국 법무법인 클리어리 가틀립 스틴 앤 해밀턴의 담당 변호사가 ‘대웅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는 사실이 ITC의 최종판결문에 명확히 명시돼 있다’고 회사에 알려왔다고 공개했다.

70여페이지에 달하는 최종판결 전문이 10일 이내(근무일 기준) 공개되면 대웅이 어떤 방식으로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훔쳤고, 이를 활용해 어떤 방법으로 나보타(DWP-450)를 개발했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의 도용 혐의가 유죄로 확정됐다는 사실은 대웅이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는 방증”이라며 “한국과 미국 등 각국의 규제기관에 허위 균주 출처 자료를 제출해 허가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사업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판결 전문에 명시된 대웅의 도용혐의를 바탕으로 국내 민형사 소송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 봤다. 메디톡스는 대웅이 메디톡스 소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영업비밀인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201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해 현재 7차 변론까지 진행된 상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미 재판부에 미국 ITC에 제출된 자료가 제출돼 있는 상황”이라며 “대웅의 균주 및 제조공정 기술 도용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방대한 과학적 증거가 제출된 만큼 국내 민사에서도 ITC와 동일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민사소송에서 대웅의 도용혐의가 밝혀지면 메디톡스는 대웅이 도용한 균주 및 제조공정 기술의 사용 금지와 권리 반환을 요청하고, 생산되거나 유통되고 있는 나보타의 폐기 그리고 메디톡스가 입은 손해에 대한 합당한 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또 대웅이 질병청에 보툴리눔 균주를 용인의 토양에서 발견했다고 신고한 것도 ITC가 대웅의 도용 혐의를 유죄로 확정하면서 허위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최근 질병청이 보툴리눔 균주 출처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는 등 관련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ITC의 판결로 대웅의 균주 출처가 용인의 토양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질병청이 전수조사를 통해 검찰 고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웅의 균주 출처에 대한 자료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신청 자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웅 나보타는 당연히 허가 취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ITC에도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위원회가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 판단했다”며 “향후 영업비밀의 기준과 정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항소절차를 통해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ITC는 16일(현지시간) 메디톡스가 자사의 보톡스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소한 사건의 최종 판결에서 대웅제약 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간 금지했다.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조공정을 훔쳤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메디톡스 균주에 영업비밀성이 있다는 예비판정을 인정하지 않았다. 균주 도용 혐의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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