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의 상황이 딱 이 모양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공사채 신용등급 ‘AA+ 안정적’인 우량 공기업이다. 헌데 속을 들여다보면 좀 이상하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만 1조 2400억원 수준이다. 하루에 갚아야 할 이자만 1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알펜시아 미분양 사태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17회 SRE에서도 응답자 109명 가운데 68명이 강원도개발공사의 현재 등급수준이 적정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전체의 62% 수준이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이같은 상황에서도 ‘AA+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 부모인 강원도 덕분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모두 강원도개발공사에 ‘AA+’ 등급을 부여하며 그 이유로 “정부와 강원도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올해에만 5671억원의 공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돈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강원도개발공사는 3년째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98억원, 당기순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했다. 한 마디로 빚을 갚을 능력이 안 된다.
또한 강원도는 강원도개발공사의 재정난을 덜기 위해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강원랜드 주식도 사들일 계획이다. 우선 올해 150억원 규모 강원랜드 지분을 매입하고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200억원씩 추가로 사들일 예정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하반기에는 3779억원의 공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강원도는 행안부에 3779억원 중 2925억원에 대한 차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나머지 854억원은 알펜시아 운영수익과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부동산 등을 매각해 갚는다는 것. 그러나 삼척 방재상단, 동해 송정 산업단지 등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부동산 매각도 녹록지 않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위기를 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정부가 알펜시아 스포츠지구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노리고 조성한 2711억원 규모 스포츠 지구를 정부가 매입하면, 이를 통해 강원도개발공사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강원도 관계자는 “알펜시아 스포츠 지구는 강원도가 선제적으로 투자한 것”이라며 “올림픽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 등을 생각할 때 국가가 매입해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도는 아직 정부로부터 그 어떤 확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