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들 호시절 갔네..실적따라 연봉 `희비`

회사실적과 CEO 연봉 상관 관계↑
`세이 온 페이` 제도 도입 영향 탓
  • 등록 2012-05-22 오후 1:38:46

    수정 2012-05-22 오후 1:58:10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미국에서는 그동안 회사 실적이 나빠도 많은 보수를 챙겨가는 최고경영자(CEO)를 찾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CEO의 보수가 기업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과 유능한 인재를 CEO로 영입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이러한 경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회사의 실적과 CEO 보수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이 300개 미국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들 기업의 주주 수익이 1% 감소했을 때 CEO의 보수는 오히려 0.02% 증가했다. 회사 수익 감소로 주주 배당이 줄었음에도 경영진 연봉은 오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 기업 CEO의 보수는 주주 수익이 1% 줄어들 때에 0.6% 감소했다. 신문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기간을 늘려 조사해 보니 주주 수익이 1% 늘었을 때 CEO 보수가 0.6% 증가해 상관관계가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CEO 보수가 주주 수익에 영향을 받는 현상은 금융개혁법인 도트 프랭크 법안이 CEO의 보수에 대해 주주가 찬반 투표를 시행토록 한 `세이 온 페이`규정이 도입되면서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는 씨티그룹의 주주들이 이 제도를 이용해 CEO인 비크람 팬디트에게 1500만달러 규모의 보수를 지급하는데 제동을 걸었다. 미국 기업의 2% 정도도 CEO 연봉 지급에 대해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른 주주들의 CEO 연봉에 대한 찬반투표가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반대하는데 이사회가 주주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으로 CEO의 연봉을 무조건 높게 책정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 지배구조 평가 업체의 한 전문가는 "주주들의 투표가 강제력은 없지만, CEO의 보수 결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촉진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WSJ가 조사한 300대 기업의 CEO 연봉 평균은 1030만달러였다. 이는 전년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CEO들의 연봉 총합은 39억달러였다.

CEO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애플의 팀 쿡으로 그의 지난해 연봉은 3억 7800만달러였다. 2위는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으로 그의 연봉은 7600만달러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총 1.36달러의 연봉을 받았고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은 0.1달러를 받았다. 홀푸즈와 킨더모간의 두 CEO는 지난해 보수를 한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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