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미에서 보면 초년에 일류대학을 나오거나 너무 일찍 자격증을 딴 사람은 불리하다. 오히려 재수하거나, 실패하거나,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이 유리하다.
BMW의 김효준 사장은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평생 노력한 결과 글로벌기업 사장이 됐다. GE의 이채욱 회장은 지방대 출신이지만 늘 학습하는 태도를 유지했고 환갑이 가까운 지금도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니고 있다.
강의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일이다. 니즈가 없는 사람들인 만큼 태도 또한 불량하다. 배움에 대한 갈증 없이 그저 회사에서 가라고 하니까 앉아 있을 뿐이다.
앞에서 이야기하는 나도 힘들고, 앉아있는 그 사람들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 마치 배부른 사람들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는 격이다. 그런 강의는 정말 힘들고 에너지 소비도 많다. 하지만 자기 돈을 내고 무언가 간절히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신난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나이 든 사람들 중에도 배우기를 중단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배움이란 학생시절에나 하는 것인만큼 학위를 따는 순간, 일정 위치에 올라서는 순간, 필요없는 행위가 돼버린다. 배움이란 지겹고 끔찍한 것이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 할 수 없이 했던 일인만큼 사장, 판사, 변호사, 박사 등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필요 없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배움의 양극화 현상이 커진다. 배움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깨달아 끊임없이 배우려는 사람과 전혀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 사이의 간격은 점점 더 벌어진다. 일류학교를 나온, 소위 가방끈이 긴 사람 중에는 배움을 중단한 사람이 많다. 그만큼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 공부하면 된 것 아니냐, 세상에 나를 가르칠 사람이 누가 있고, 더 배울 것이 뭐냐 하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다. 그들은 배움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았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마음을 계속 젊게 유지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의 말이다. “배움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고, 삶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가르침이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리차드 바크의 말이다.
배움의 중요성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 처럼 지식의 반감기가 줄어드는 시기에 배움을 중단한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하다. 배움은 학교나 강의만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누구로부터든지 배울 수 있고 배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고난을 통해, 위기를 통해 배우는 것은 더욱 가치 있다.
배움의 시작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엇인가 배우려고 하는 겸손한 자세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고 마라톤이다. 초반에 앞서 나갔다고 끝까지 선두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초반에 뒤쳐졌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