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로 공식지명된 조지 W.부시 대통령이 나흘간의 출정식을 마무리했다.
부시 대통령은 2일 (현지시간) 뉴욕전당대회 마지막날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더 안전한 세계와 더 희망적인 미국의 건설을 다짐하고, 국가안보 강화와 감세 및 연금 정책 개혁을 약속하며 집권2기 청사진을 펼쳤다.
◇"미국은 안정된 리더십을 원한다"
이날 수락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안정적이고 일관된 리더십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국민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의 삶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란 온정적 보수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조국은 안정적이고 일관된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결코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국토안보 예산을 3배로 늘리고 테러 대응인력 50만명 양성하는 한편 정보기관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이 주저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전 세계가 비극적인 국면에 빠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가 지켜 보는 동안엔 이같은 비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예로 들며 "탈레반과 사담후세인 정부는 과거가 됐으며 5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유로워졌다"면서 "중동에서는 민주주의가 싹트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 이순간이 우리의 후세에게 기억될 것"이라면서 "후세들은 우리가 신념을 지켰고 세계 평화를 유지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자유와 평화는 우리의 조국, 우리 손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고용지원 확대·세제 간소화..주택 700만호 건설
경제정책공약으로는 사회보장제도 개혁과 세제 간소화, 고용지원 확대 등이 제시됐다. 부시 대통령은 "조세제도를 단순화하고 실직자들을 위한 직업교육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공화당내에서는 소득세(Income Tax)를 판매세(Sale Tax)로 대체하고 국세청(IRS)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오너십 사회`(ownership society)`를 실현하기 위해 주택 700만호를 향후 10년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에너지 정책과 관련 "해외 원유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 및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 근로자들의 직업이 다양화되고 주부의 3분의 2도 일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은 환경에 맞게 조세법과 건강의료보험 연금, 직업 교육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존 케리 후보의 세금·재정 관련 공약은 구시대의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우리는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vs. 케리 박빙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아메리칸리서치그룹(ARG)이 전당대회가 시작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과 게리 후보의 지지율은 47%로 같았다. 앞서 LA타임스와 CNN/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에 3~4%포인트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이달말부터 TV토론에서 격돌, 당락을 판가름할 설전을 펼친다. 정치분석가들은 경제문제 특히 실업률이 앞으로 대선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동안 뉴욕경찰과 미 해안경비대는 헬기로 뉴욕 상공을 선회하며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동안 우려했던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회 사흘째인 전날 AIDS추방 시민단체가 전당대회장에 난입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영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가 연사로 나서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부통령 후보인 딕 체니의 동성애자 딸이 애인과 함께 전당대회에 나타나는 등 많은 화제거리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