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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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메리츠증권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3.6%, 2.4%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내년 3분기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금리 인하의 종착점은 중립금리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1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을 각각 3.6%, 2.4%로 올 하반기 전망 당시 제시했던 3.4%, 2.3%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며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급등, 최근 상승한 국제유가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도 수입물가 증폭에 기여했다.
이는 올해와 내년 환율을 각각 1300원, 1250원으로 가정하고 두바이유가 올해 4분기 배럴당 92달러를 정점으로 내년말 90달러로 안정화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전기·가스요금은 내년 6월, 두바이유가 90달러를 상회한다는 전제 하에 5% 인상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다만 내년 한국전력 공사채 발행이 어렵고 유가가 고공행진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이 조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월 중순 전후로 인상이 결정되고 12월부터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10~15% 정도 추가 요금 인상이 있어야 적자 기조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말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2%에 수렴하는 궤적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
이 연구위원은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이에 수렴하는 궤적이 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덜 제약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할 유인이 생길 것”이라며 “그 기준점으로 보는 것이 근원물가의 2.5% 하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2분기에 이를 확인한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와 함께 내년 3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말까지 75bp 인하한다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올 10월께 근원물가 기준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되고 금리를 내리더라도 실질금리는 플러스 영역에 머물러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도 우회적으로나마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착점이 중립 수준을 상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가 동반될 경우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이 모두 긴축 기조에 머물러야 함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주택공급이 올해보다 적어질 공산이 큰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물가 안정에 맞추되 중립 이상에서 마무리하는 그림이 유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