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7.2조·시설 14.5조…삼성전자, 2Q 역대급 투자로 미래 선점

2분기 R&D 투자, 역대 최대치 다시 경신
상반기 시설투자 25.3조…파운드리 집중
경쟁사들과 대비…''초격차 전략'' 구사
경계현 사장 “어려울 때 과감히 투자해야”
  • 등록 2023-07-27 오전 10:18:33

    수정 2023-07-27 오전 10:18:33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불황으로 인한 실적 부진 속에서도 역대급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로 불경기를 극복하고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7조2000억원의 R&D 투자와 14조5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데일리 DB)
R&D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설투자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시설투자액 중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13조5000억원을 쓰며 대부분의 자금을 집행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조원을 밑돌았고 DS부문의 상반기 영업손실이 8조9400억원에 달하는 데도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9000억원의 R&D 투자를 실행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14조원 규모의 R&D 투자를 집행한 삼성전자는 올해 다시 R&D 투자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등락과 상관없이 매년 R&D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2500개 기업에 포함된 41개 한국 기업의 전체 R&D 투자 중 삼성전자 비중은 49.1%에 달한다.

2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시설투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같은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메모리 반도체 투자액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상반기 시설투자액 25조3000억원 중 대부분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시장과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파운드리 반도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클린룸의 규모는 2021년 대비 7.3배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건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이다. 반도체 업황이 가라앉으면서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은 시설투자를 각각 50%, 42% 줄인다고 밝혔고 TSMC는 12%, 인텔도 19% 감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오히려 역대급 투자를 지속해 반도체 경기 반등(업턴·Upturn)에 유기적으로 대비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키고 급속 성장이 예상되는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전장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 업황이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리드해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최근 “오직 투자를 통해서만 기업은 새로운 혁신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 투자는 훨씬 더 중요하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과감하게 혁신하는 기업이 흐름이 바뀔 때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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