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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레드 웨이브’ 실종…공화당서 트럼프 책임론 솔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 대다수 미 언론들은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는 없었다고 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후보들이 당내 다른 후보자들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대승을 가져다주긴 커녕 정치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등 역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정권심판론의 환경 속에서도 ‘트럼프 효과’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역효과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선 메메트 오즈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존 페터만 민주당 후보에게 맥없이 패했다. 조지아주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 지지해온 허셸 워커 후보가 민주당 현직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에 박빙으로 뒤지고 있다. 98%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워녹 의원이 49.4%, 워커 후보가 48.5%를 득표해 사실상 결선투표가 확정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블레이크 매스터스,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캐리 레이크 등 다른 공화당 후보들도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악시오스는 공화당 내 일각에서 ‘트럼프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입이 없었다면 공화당 후보들이 더 나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짚었다. 다만 그러면서도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지지하는 후보자들 역시 상당수가 당선됐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개인적 관점에선 큰 승리”…패배 후보들엔 “그들이 문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어떤 측면에서는 좀 실망스럽긴 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승리 219에 패배가 16. 누가 이보다 더 잘하겠느냐.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매우 큰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가 어떤 기준으로 승패 후보를 분류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자신이 지지한 후보자들이 선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의 매기 하버먼 기자 역시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특히 아내인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에서 메멧 오즈를 지지하라고 조언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했던 오즈 상원의원 후보는 낙선했다.
이외에도 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사기 주장을 거부한 콜로라도주 공화당 상원 후보 조 오디가 패배한 것을 기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에 ‘중대 발표’를 내놓을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암시한 상황이다. 이번 중간선거 유세 기간 동안 수많은 공화당 후보자들을 지지했던 그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토대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해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