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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레브론은 전날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뉴욕 파산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챕터 11은 기업의 채무이행을 일시 중지시키고 자산매각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절차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법원의 허가가 나면 레브론은 경영권을 보유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게 해주는 기존관리인유지(DIP) 금융을 통해 5억7500만달러(약 7400억원)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주 이 회사의 파산설이 제기되면서, 레브론 주가는 주당 4달러선에서 1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파산보호 신청 보도 후엔 소폭 상승해 2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레브론은 1932년 찰스 레브슨과 그의 형제인 조피프, 래크먼이 만든 기업이다. 현재는 데브라 페렐만 레브론 최고경영자(CEO)의 아버지이자 억만장자인 론 페렐만이 최대주주로 있다. 레브론은 자체 브랜드 외에도 엘리자베스 아덴, 알메이, 큐텍스 등 브랜드와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향수 브랜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레브론의 위기가 공급망 차질과 금융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점도 파산보호 신청까지 이르게 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데이터의 리아 네오피투 선임 애널리스트는 “레브론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저렴한 가격대의 화장품 판매에 주력하는 레브론은 최근 뷰티 시장 장악력의 핵심인 SNS 틱톡을 잘 활용하고 있는 더 트랜디한 브랜드들과의 경쟁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레브론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8년 이래로 하락 추세다.
FT는 “레브론은 팝 가수 리한나의 펜티 뷰티, 모델 카일리 제너가 지원하는 카일리 코스메틱스 같은 브랜드와 장기적인 경쟁에도 직면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