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키맨 "與후보 바뀌었을 수도"...이낙연 前측근 "천추의 한"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한국에 일찍 들어와 자신의 말이나 녹취록이 공개됐다면 여당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한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천추의 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 전 실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남 변호사의 신문 조서를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왼쪽)이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함께한 모습

이날 노컷뉴스에 따르면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8일 미국에서 귀국했고 나흘 뒤인 22일 검찰 조사에서 돌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한국에 일찍 들어왔으면 (여당)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한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위원장을 누르고 승리한 시점은 남 변호사 귀국보다 8일 앞선 지난해 10월 10일이다.

남 변호사는 검찰이 “무슨 말이냐”라고 되묻자 “제가 하는 말이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당사자인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이 일찍 공개되었으면,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라고 재차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진술은 검찰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부실장, 김용 민주당 선대위 조직부본부장 등이 어떤 사람인지 묻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남 변호사는 정 부실장에 대해 ‘이 지사의 오른팔’, 김 본부장은 ‘이 지사의 측근’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정운현 전 실장 (사진=정 전 실장 페이스북)

한편, 이 위원장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은 지난 21일 돌연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나서면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 전 실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이낙연 전 대표의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공개 비판을 주도했다.

그는 전날 이 후보의 ‘정치보복은 숨겨놨다가 몰래 하는 것’이란 발언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정치보복은 해선 안 된다. 지난번 TV토론에선가 이에 대해 후보들 간에 합의를 봤던 걸로 기억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오늘(27일) 이재명 후보가 울산 유세 때 한 말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그는 윤석열 후보의 정치보복 발언 논란을 언급하면서 ‘하고 싶어도 꼭 숨겨놨다가 몰래 하는 거지 세상에 대놓고 (얘기하나)’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사에 보도된 대로라면 이 후보는 당장은 정치보복 하겠다는 말을 하진 않지만 나중에 대통령이 되면 은밀하게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어쩌면 은연중에 속마음을 드러낸 건 아닐지. 진심이 아니길 바라며 혹 실언이라면 정정이나 적절한 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