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주인에게 버림받아 오물과 널부러진 물건들이 가득한 집에서 오랜기간 홀로 버텨야 했던 한 유기견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경기 성남시 소재 유기견 보호소 ‘헬프셸터(helpshelter)’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 거제도 건물주가 올린 제보글이 게재됐다.
건물주 A씨는 “내가 관리하는 건물의 세입자가 강아지를 집에다 두고 도망갔다”며 “세입자 지인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와서 사료와 물을 줬던 것 같은데,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고 전했다.
|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모습. (사진=헬프셸터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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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러면서 개가 머물고 있던 집의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했다. 사진 속에 드러난 집의 모습은 처참했다. 개가 얼마나 혼자 있었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오물이 방바닥에 널려 있었다. 배변 패드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오물의 양이 너무 많아 거의 방바닥을 가득 채운 수준이었다.
거실과 부엌 바닥에는 개털이 흩날렸고 곰팡이도 허옇게 끼어 있었다. 거실에는 세입자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이불이나 옷가지, 신발, 인형 등 갖가지 물건들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으며 심지어 빨래 건조대까지 펼쳐진 채로 있었다. 세입자가 얼마나 집을 오랫동안 비우고 있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모습. (사진=헬프셸터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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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공개한 영상에는 그 곳에서 머물던 개가 오랫동안 씻지 못한 꾀죄죄한 모습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음식을 주워 먹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람이 너무 잔인하다” “부디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했으면” “그래도 개가 배변 패드 위에 일을 보려고 한게 기특하고 안쓰럽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행히 개는 유기견 보호소를 통해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새 가족을 찾았다. ‘토르’라는 새 이름도 얻었다.
|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모습(왼쪽)과 임시보호 중 모습. (사진=헬프셸터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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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의 새 가족이 지난 21일 SNS를 통해 공유한 토르의 모습은 한층 깔끔하고 밝아진 모습이었다.
토르의 새 주인은 “거제도에서 서울까지 6시간 동안 멀미도 안 하고 착하게 왔다”며 “새집에 와서도 천천히, 씩씩하게 적응 잘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토르가 이번에는 행복하게 살 수 있길” “토르 표정이 너무 밝아졌다” “토르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등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