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굴기' 칭화유니, 결국 국유화…유력했던 알리바바 탈락

베이징젠광 등 국유기업 컨소시엄 선정
"美상장된 알리바바, 中정부, 정보 유출 우려"
  • 등록 2021-12-12 오후 6:14:24

    수정 2021-12-12 오후 6:16:01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반도체 굴기’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꼽혔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칭화즈광)이 결국 국유화 수순을 밟는다. 인수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알리바바그룹 대신 국유 기업 컨소시엄이 승기를 잡았다.

12일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즈광주식회사는 베이징젠광자산관리(JAC 캐피탈)과 베이징즈루자산관리 등 국유기업 컨소시엄이 칭화유니 등 7개 기업의 실질적인 합병 및 구조조정을 위한 전략 투자자가 됐다고 공지했다. 구조조정 초안은 채권자회의 의결을 거쳐 인민법원이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칭화유니는 투자 신청 마감일인 지난 9월 5일까지 전략적 투자 의향자 7개 기관이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이신은 채권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을 한 기관이 광둥헝젠(廣東恒健), 베이징전자홀딩스(北京電控), 우시(無錫)산업발전그룹 등 중국 각지의 국유기업 6개와 알리바바 등 총 7개라고 전했다.

전략 투자자 참여 신청 기관들은 약 500억∼600억위안(약 9조2500억원∼약 11조원)에 칭화유니그룹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의 풍부한 자금력과 잠재적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칭화유니그룹의 인수자로 알리바바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알리바바는 저장(浙江)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 상장된 알리바바가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 유출 등 우려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까지 알리바바 컨소시엄이 우세했지만 미국에 상장된 것이 최근 우려로 떠올랐다”며 “미국 금융 당국이 자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에 대한 요구를 강화하고 있어 알리바바가 소유하게 되면 반도체에 대한 예민한 정부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졸업한 국립 칭화대가 설립한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산하에 메모리업체 양쯔메모리, 통신칩 설계전문업체 쯔광짠루이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중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꼽혔던 칭화유니는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과도한 투자로 부채가 쌓이면서 파산위기에 몰렸다. 칭화유니는 파산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 증권시보는 입수한 회의 문건을 인용해 확정된 칭화유니그룹의 채무가 1081억8100만위안(약 20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칭화유니는 내년 2월 27일까지 상환안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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