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Research)아시아나항공②-전화위복 노린다

  • 등록 2001-11-29 오후 1:14:02

    수정 2001-11-29 오후 1:14:02

[edaily] 항공산업은 운전자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현금흐름이 꾸준하게 발생한다. 원리금 상환가능성을 중시하는 채권의 성격상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 그렇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시아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금호그룹의 계열리스크. 여기에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차입금도 부담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11일 발생한 미 테러사태는 아시아나항공에게 하나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을 가속화시켰을 뿐 아니라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등 안팎에서 "살아남기"위한 노력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굿모닝증권 윤영환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아직 미 테러사태가 호재인지 악재인지 판단하기 힘들지만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고 정부의 지원이 현실화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며 "완전경쟁인 미국 항공업계와 달리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계열리스크", "차입금 과다" 부담 아시아나의 발목을 잡고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모그룹인 금호의 그룹리스크. 금호그룹은 지난 99년 수익성이 일시 개선되면서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췄다가 최근 타이어부문과 열병합발전소 매각을 포함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어부문은 매각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룹 부채비율이 높고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과 관련된 재무리스크는 아시아나항공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금호생명 및 금호P&B 등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현금흐름이 좋은 아시아나가 금호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은 것이다. 아시아나의 또 다른 약점은 과다한 차입급. 항공산업은 비행기 도입에 따른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하다. 10월말 현재 아시아나의 차입금 규모는 총 2조2947억원으로 이중 70% 정도가 항공기 매입과 관련한 차입금이다. 한편 초기 영업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아시아나는 계속적으로 차입금을 늘려올 수 밖에 없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웠기 때문에 특히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기업어음만 1906억원에 달한다.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외화부채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항공수익의 약 25%내외, 매출원가의 약 45%내외가 외화로 발생한다는 점. 환율과 국제금리, 유가 등 외생변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반기 300억원 정도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 전체적인 수익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외화환산손실은 평가의 개념으로써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차입금도 보통 12년 장기상환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부담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테러사태 영향-"단기 악재, 장기 호재(?)" 9월 발생한 미 테러사태는 국내외 항공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왔다. 아시아나측은 매출감소 외에 보험료인상 등 영업외비용 증가로 미 테러에 따른 손익악화액이 86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익성악화에 대한 우려때문에 종금사 등 2금융권이 만기도래 기업어음을 일부 회수함에 따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 테러사태가 악영향만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내부적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미 테러사태 이후 적자노선을 과감하게 축소했으며 513명을 감원하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아시아나 공항서비스㈜, 아시아나 공항개발㈜, 인천공항 외항사 터미널㈜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의 일부 지분과 함께 케이터링 사업부도 매각하여 외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 여기에 장래의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2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다음달 3일까지 발행완료할 예정이다.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테러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2500억원의 재정융자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중 1100억원을 배정받아 다음달부터 정부융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이밖에 임차 항공기에 부과해 온 농어촌특별세(76억원)와 국내선 항공유에 물리는 석유수입 부담금(70억원)을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국내선용 항공유 수입에 물리는 관세율을 7%에서 5%로 낮추는 등 세제혜택도 주어진다. 한편 미 테러사태 이후 항공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다. 8월 평균 30.9달러이던 항공유 가격은 10월들어 24달러선으로 하락했다. 아시아나측은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연간 13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며 4분기 유류비에서 약 200억원의 추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가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현수준을 유지한다면 내년도 1200억~13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며 "단기차입금 과다에 따른 유동성 문제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보이고 미 테러사태의 영향이 등급 하향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도 흑자전환 구상 평가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을 제외하고 아시아나만 떼어놓고 보면 등급상향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시아나의 수익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는 뜻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금호그룹이 개선되지 않는 한 등급상향은 요원하다는 말로도 들린다. 아시아나측은 올해 경상이익이 10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특수와 주5일 근무제에 따른 항공수요 증가 등을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흑자전환한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또 현재 2조2947억원인 차입금 규모를 내년말까지 1조7776억원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신민식 과장은 차입금과 관련 "세계적으로 양호하다는 항공사 중에는 부채비율이 600%가 넘는 곳도 있다"며 "항공사는 비행기 도입과 관련한 차입금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에 여타 기업을 평가할 때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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